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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오백년 이어온 한산모시 바람 '솔솔'

한산모시문화제, 모시짜기 등 전과정 체험 프로그램 다양

등록일 2017년05월2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한산모시문화제 행사장 전경.

제28회 한산모시문화제가 ‘천오백년을 이어온 한산모시의 바람’이란 주제로 6월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서천군 한산면 한산모시관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한산모시문화제는 한산모시의 바람을 △어머니의 바람 △시원한 바람 △트렌드의 바람 등 3가지의 ‘바람’으로 표현했고, ‘모시야, 여름을 부탁해!’ 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관광객들에게 여름 전에 꼭 가야 하는 대표축제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한산모시문화제추진위원회는 군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참여형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한산모시의 우수성과 역사성, 전통성을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한산모시와 관련된 우리의 △의(衣)생활을 한산모시 글로벌 패션쇼로 △식(食)생활을 한산모시의 맛으로 △주(住)생활을 저마 캠프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과 관광객에게 밀접하게 접근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개막식 축하공연으로 한산모시 패션쇼와 초대가수 공연, 행사기간 내내 관광객과 함께하는 이벤트 체험과,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카페 등 각종 편의시설이 설치된다.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1500년 전통의 한산모시짜기에는 우리 조상들의 슬기와 혼이 깃들어 있으며 인고(忍苦)의 세월이 숨어있다. 한산세모시가 탄생하기까지는 ‘태모시 만들기-모시째기-모시삼기-모시날기-모시매기-모시짜기’의 여러 공정을 거치며 분업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해서 탄생된 모시베는 오일장에 내놓으면서 지역 공동체내에서 커다란 사회·경제적 기능을 수행했다.

2011년 11월 2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6차 무형문화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한국의 무형문화유산 한산모시짜기가 줄타기, 택견과 함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었다.

한산모시베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전 과정을 알아본다.

한산모시를 착용한 패션쇼.

모시 재배

쐐기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인 모시풀은 영하 15도 내외에서 뿌리가 얼고 서리에 약해서 서리가 늦게 시작되고 일찍 끝나는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자란다. 전설에 의하면 신라시대에 한산에 사는 한 노인이 건지산에 약초를 캐러 올라갔다가 모시풀을 발견하고 껍질을 벗겨보니 보드라운 속껍질이 있어 이로써 옷감을 짠 것이 최초라고 한다.

태모시 만들기

수확한 모시풀의 겉껍질을 벗겨내고 속껍질을 이용해 인피섬유(줄기 형성층의 바깥쪽 조직에 함유되어 있는 섬유)를 만드는 과정이다. 벗겨낸 속껍질을 물에 적셔 불순물을 제거하고 햇볕에 말려 물기를 제거한다. 이 과정을 네다섯 번 반복한다. 완성된 태모시는 중간상품으로 시장에 낸다.

모시째기

치아를 이용해 태모시를 잘게 쪼개 모시 섬유의 굵기를 일정하게 하는 과정이다. 태모시를 하루쯤 물에 담가 말린 후 이를 다시 물에 적셔 실의 올을 하나하나 쪼갠다. 가장 숙련된 기술을 요하며 상저, 중저, 막저로 구분되는 모시의 품질이 이 과정에서 결정된다. 주로 오랜 경력의 시어머니가 담당하며 베틀에 앉아 베를 짜는 일은 힘이 좋은 며느리가 담당한다.

모시삼기

쪼갠 모시올을 이어 실을 만드는 과정이다. 모시째기가 끝난 모시올 한 뭉치를 ‘쩐지’라는 버팀대에 걸어놓고 한올씩 빼어 양쪽 끝을 무릎 위에 맞이어 손바닥으로 비벼 연결시킨 다음 광주리에 쌓아놓는다. 이 과정에서 실의 균일도가 결정된다. 이처럼 길게 한 가닥으로 이은 덩어리 모시 실을 ‘굿모시’, 또는 ‘모시굿’이라 하며 조심스레 십자형으로 묶어 시장에 낸다.

한산모시문화제에 전시된 모시의 시원한 촉감과 아름다운 색감을 감상하는 외국인들.

모시날기

모시날기는 실의 굵기에 의해 한 폭에 몇 올이 들어갈지 결정하는 과정이다. 10개의 모시 굿에서 ‘젓을대’의 구멍으로 실끝을 통과시켜 한 묶음으로 한 후 날틀에 걸어 한 필의 길이에 맞추어서 날실의 길이로 날고 세수에 맞추어 날실의 올실을 맞추는 과정이다. 한산모시는 보통 680올이거나 700올을 넘는 것들이 많다. 올 수가 많을수록 그 질이 더 섬세한 모시가 된다.

모시매기

실에 풀을 먹이고 모시짜기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모시날기가 끝난 날실을 세수에 맞는 바디에 끼워 한쪽 끝을 도투마리에 매고 다른 쪽 끝은 ‘끌개’에 말아 고정시킨다. 콩가루와 소금을 넣어 만든 풀을 베솔에 묻혀 날실에 골고루 먹여 이음매를 매끄럽게 한후 왕겻불로 말리면서 도투마리에 감는다. 모시짜기에서 날줄이 된다.

꾸리감기

모시를 나는 작업과 매는 작업은 모시 직조 과정에서 날줄을 매는 작업이지만 꾸리감기는 모시 굿을 씨줄로 사용하는 데 알맞게 모양을 만드는 작업이다.

모시짜기

베틀에서 베로 직조되는 과정이다. 날실이 감긴 도투마리를 베틀의 누운 다리 위에 올리고 바디에 끼운 날실을 빼어 2개의 잉아에 끼운다. 다시 바디에 끼워 ‘매듭대’에 매고 말코에 감아 날실을 긴장시켜 놓은 다음 베틀의 쇠꼬리채를 발로 잡아당겨서 날실을 벌려 준비된 씨실꾸리가 담긴 북을 좌우로 엮어짜는 과정이다.이같은 과정이 반복으로 탄생한 모시베를 ‘필모시’라 하며 최종 상품으로 시장에 나온다.

저산팔읍길쌈놀이

한산세모시가 탄생하기까지의 이같은 일련의 과정에는 여인들의 삶의 애환이 담겨있다. 이를 노래와 행위로 표출된 놀이가 ‘저산팔읍길쌈놀이’이다. 충청남도 시도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돼 있다. 민요풍의 노래와 풍물굿이 함께 한다. 저산(苧山)은 모시가 나는 산 또는 고장이란 뜻이고 팔읍은 모시가 많이 생산·거래되어온 한산·서천·비인·남포·주포·임천·홍산·정산(定山) 등을 말한다.

저산팔읍길쌈놀이 시연장면.

심규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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