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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통해 지역이기 돌아보자

등록일 2020년02월0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는 어디에나 내로남불이 없을 수 없다. ‘님비 핌비’도 같은 뜻을 지닌다.

‘신종 코로나’의 문제를 들여다 보자. 천안지역의 두 곳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자 천안 정치인들이 앞장서 적극 반대입장을 보였다. 이유라는 것이 천안시민의 의견을 묻지 않은 점, 천안시내와 가깝다는 점, 공항에서 천안까지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님비는 아니지만 수많은 곳 중에서 왜 하필 천안이냐는 것이다. 천안지역을 보호하겠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사회적 리더로서 정부의 ‘천안결정’이 객관적으로 심각한 결점이 있는가를 냉정히 판단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이후 정부는 어떤 이유에선지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으로 장소를 바꿨다. 시설의 수용능력과 인근 의료시설 위치, 공항에서 시설까지의 이동거리, 지역 안배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으나 그런 이유라면 천안은 왜 또 빠졌을까. 인근 주민이 우려된다면 진천군 인재개발원에 가까운 2만여 주민들은 괜찮다는 말인가. 어떤 이들은 천안이나 아산이 충남도내에 있기 때문에 ‘충청홀대론’까지 들먹였다. 분명 거리상의 문제로 경기도, 충청도, 강원도쯤이 가능한 지역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여하튼 격리시설로 아산이 결정되면서 아산 또한 맨붕에 빠졌고 경찰인재개발원 진입로를 농기계로 막으며 결사적인 반대입장을 보였다. 이들의 반대이유는 ‘천안에서 반발한다고 아산으로 바꾼 것’이 말도 안된다는 것이며, 아산이 ‘호구’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발했다. 행정안전부장관과 충남도지사에게 달걀을 던지고, 밤샘농성에 들어가던 격렬한 분위기는 그러나 갑자기 바뀌었다. SNS를 통해 교민들을 포용하고 격려하는 목소리들이 늘어나면서 반대주민들도 결국 수용입장으로 돌아섰고 반대현수막도 자진철거했다. 우한에서 온 교민들은 경찰인재개발원에서 2주간의 격리·수용생활을 시작했고, 아산시민들은 ‘환영한다’거나 ‘잘 있다가 무탈하게 가시라’, ‘힘내라’는 목소리로 따스하게 보듬는 모습을 보였다. 아산 격리시설에 수용된 한 우한교민도 미안해하며 ‘최대한 민폐 끼치지 않고 건강히 지내다 돌아가겠다’고 전했다.

살다보면 ‘안된다’고 보는 상황들이 종종 발생한다. 누가 내 집앞을 쓰레기집하장으로 두고 싶겠으며 화장장이 그들의 마을에 들어서길 바라겠는가. 하지만 좋은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막지 않듯, 좋지 않은 시설도 때론 수용해야 할 때가 있다. ‘논리’와 ‘명분’은 상대방이 공감할때 비로소 그 힘을 얻는 것이다.

편집국장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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