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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주인 되지 못한 유권자의 과제

등록일 2020년03월3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번 4.15 선거에서 더욱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유권자가 ‘주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민의식과 준법정신은 예전보다 높아졌지만 정치는 아직도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는 정당과 유권자의 구조관계를 따져보면 명확하다.

일단 각 정당에서 후보를 결정하는 일에 유권자가 관여할 힘이 없다는 것이다. 정당은 공천을 결정짓는 과정에서 ‘국민여론조사’를 반영하고 있지만 유권자의 무관심에 비해 당원들은 적극적인 관여로 그들이 원하는 후보를 선정하게 된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유권자의 ‘무관심’인데, 첫째 유권자가 후보를 잘 모르고, 둘째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유권자들이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현실도 책임이 없지는 않다. 

한때 적극적으로 나선 시민단체의 정치참여가 실패하면서 유권자 주도의 선거문화도 쇠퇴한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시민단체가 선거구 현안을 선정하고 후보자토론회 등을 통해 바람직한 해법을 공약으로 약조받았던 방식도 사라졌다. 또한 후보들의 공약이 구체적으로 제시되도록 유도하는 매니페스토 활동도 시들해졌다. 오히려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이 직접 정치참여로 옮겨가면서 시민활동이 다만 정치활동의 수단으로 전락되는 수모도 겪어야 했다.

정당후보는 당원으로 충성해야 비로소 후보자격을 얻게 된다. 이는 개인의 정치참여가 스스로의 역량에 의존하지 못하고, 정당의 하수인으로 검증된 후에야 비로소 얻어지는 부산물이라는데 민주정치의 한계가 드러난다.

이번 선거에서도 정당을 벗어난 ‘무소속 후보’를 찾아볼 수가 없다. 천안의 경우 5개 선거구에 무소속 참여가 두명이 있는데 그쳤다. 이나마도 다행이다 싶지만, 정작 내용을 확인하면 이들 또한 충직하게 정당활동을 하다 반발해 빠져나온 것이고 보면 그것이 한계가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무소속이 간간이 당선도 되고, 힘있는 무소속으로의 활동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당에 적을 두지 않고는 활동은 고사하고 당선되는 것마저 불가능에 가깝다. 인물이 아무리 빼어나다 해도 정당에 속해 충성하지 않는 한 정치에 입문할 수가 없는 현실은 유권자에게 선택의 폭을 좁히게 되고, 이 때문에 유권자의 정치참여도가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리고 이번 선거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음에라도 이를 깨는 것이 유권자와 시민단체를 비롯한 정치 전반의 숙제가 될 것이다.

편집국장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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