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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봉공원주민투표 '시의회 상임위 부결'

일봉공원특례사업 시장 직권상정, 애초 성립 안돼… 반대측, 이겨도 지는 결과

등록일 2020년06월0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일봉공원 특례사업에 따른 갈등을 해소하려 박상돈 천안시장이 ‘주민투표’를 직권상정했으나 알고보니 ‘성립불가’ 상태다. 이 때문에 2일 천안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위원장 이종담)가 관련심의를 10시간 가까이 했으나 결론을 못낸 채 3일 오전 10시 속개하기로 했다.
 

주민투표에 일말의 기대를 가졌던 일봉공원특례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시행정의 답변을 듣고 답답하긴 마찬가지일 듯.

일봉산은 산주가 130명에 이른다. 사유재산침해로 묶어두는 것이 위헌결정이 나면서 2020년 7월1일 해제될 위기에 처해있다. 지자체가 매입하든가 특례사업으로 30% 민간개발 외 70%를 기부채납받는 방식을 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행정과 일부 주민간 갈등이 발생했다. 행정은 시예산으로 전체매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특례사업을 진행했지만, 반대측은 전체매입을 원하고 있다.

박상돈 시장은 취임 후 이같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주민투표’를 직권상정했다. 특례사업을 찬성하든 반대하든 주민투표 결과로 결정하자는 것이다. 반대측은 이를 적극 환영하고 나섰지만 결국 헛물만 켠 셈이 됐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특례사업을 반대하는 주민투표 결과가 나와도 ‘일봉산 전체보존’은 발생하지 않는다. 반대결과는 시행정도, 반대하는 사람들도, 천안시민도 모두 분열과 막대한 금전적 손실에 책임공방까지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결과에 따른 천안시 조치를 들어보면, 일단 일봉산을 전체매입하지 못한다. 산주들의 난개발이 진행되고, 시는 16%의 국공유지와, 절개지 등 개발이 어려워 저렴한 가격으로 매입이 가능한 곳들을 사들일 수 있다.

반대측이 원하는 건 일봉산 전체보존이지 이같은 조치를 원한 것은 아니다. 이는 그들에게도 특례사업보다 훨씬 나쁜 결과다. 게다가 특례사업자가 수백억원, 또는 그 이상의 손해배상액을 청구할 것으로 보여 책임을 묻는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에 부딪칠 수 있다. 
 

7억원 안팎의 시예산이 쓰여지는 주민투표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시는 특례사업에 찬성하는 방향으로 결과가 나오면 반대측의 반발도 사그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의회에서 주민투표가 부결되든, 6개동이 참여하는 주민투표에 33% 참여가 안돼 부결되든, 아니면 투표결과 특례사업에 찬성표가 많든 3가지중 하나만 걸리면 된다는 속내도 없지 않다. 만약 그렇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끔찍한 후폭풍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굳이 생각하고 싶지 않다.

산업경제위원회 소속 이종담 위원장을 비롯해 김철환·복아영·육종영·정도희·박남주 의원은 ‘반대결과가 나왔을때 시의 대책이 무엇인가’를 캐물었다. 의원들도 주민투표에 대한 찬·반은 나눠지나 ‘일봉산 전체매입’건이 없는 찬반투표는 의미가 없다는데 공감했다.

이종담 위원장은 “최소한 주민투표를 붙이려면 특례사업 찬성에 따른 조치뿐만 아니라 반대의 결과가 나왔을때 시가 일봉산 전체매입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를 마련해야 한다”며 “아무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주민투표를 가결해주길 바라느냐”고 질책했다.

한편 정도희 의원은 “시장이 취임 후 한달 반 동안 아무 준비 없다가 갑자기 주민투표를 상정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또한 “주민투표는 누가 하자고 했냐”고 따져물었다. 박남주 의원도 “자칫 손해배상으로 1000억원이 나갈 수도 있다는 건데 참 답답하고 무책임하다” 했고, 육종영 의원은 “앞으로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주민투표가 선례가 될 텐데 이에 대한 대책은 있느냐”고 물었다.

의원들은 주민투표 직권상정 자체가 심각한 무리라고 내다봤다. ‘똥 싼 놈 따로, 치우는 놈 따로’라며 시행정이 잘못해놓고 의회가 총대를 메는 상황을 답답해 했다. 시의 ‘봉서산 전체매입’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시가 주민투표를 통과시켜주는 것도 모순이다.  

 

<6월3일 오전 10시 안건 표결실시>

가결1표, 부결5표
 

주민투표 실시동의안은 부결되었음을 선포한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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