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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독서후기

천안 솔인문경영포럼 박종선(중개사·행정사)

등록일 2020년08월2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얼마나 수많은 사람이 찬양과 선망의 대상으로 군림하다가 마침내 잊혀져 버리고 마는가.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남의 명성을 찬양하다 속절없이 세상을 하직해버렸는가.


만일 당신이 외부의 어떤 것 때문에 고통받는다면 당신을 괴롭히는 것은 외부적인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당신의 판단임을 깨달아야 한다.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은 결코 나쁜 일일 리 없다.


당신이 어떤 사람의 염치없는 행동 때문에 화가 나면 이렇게 자문해보라. 이 세상에 염치없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는가? 라고.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을 바라지 마라.


최선의 복수 방법은 네 적처럼 되지 않는 것이다.


죽음을 경멸하지 마라. 이것도 자연이 원하는 것의 하나이므로 환영하라.


어째서 사람들은 저마다 어느 누구보다 자신을 더 사랑하면서도 자신에 대해서는 남들의 판단보다 자신의 판단을 덜 평가하는지 나는 가끔 의아했다.
 


 

잠언과도 같은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노라면 마음과 영혼은 어느새 정화되고 평화를 찾게 된다.

요즘 한국사회에서 하루 평균 43명이 자발적으로 목숨을 끊는다고 한다. 한국인의 행복지수가 OECD국가에서 최하위라 한다. 오죽하면 대선에 출마했던 분들이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느니, 힐링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오겠는가.

시중에 나온 심리학 관련 자기계발서들이 마치 진통제를 바르듯 표피적 처방을 하고 있으나 메스를 들이대고 수술하듯 아픔과 고통의 깊은 곳을 터치하며 행복으로 이끌어가는 데에 <명상록>만한 책도 없을 지 싶다.

‘행복은 철학적 성숙에 달려 있다’는 황제의 말이 진실이라면 어느 위정자가 국민을 행복케 할 수 있다는 것인가? 다만 최소한의 외부적 조건을 마련해주는 정도이지 않을까? 절대 빈곤에서의 탈출이나 상대적 박탈감의 완화 등을 위한 법. 제도개선 정도라고 할까. 카알 마르크스라면 외부적 조건들을 해결하는데 훨씬 큰 비중을 두었지만 아우렐리우스는 철저한 자기수양을 중시하고 있다.

그래서 명상록을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다는 수도사였던 토마스 아 햄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라는 유명한 책에 큰 영향을 주었다 하고, 자기 지도력(self-leadership)의 교과서로 여기기도 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플라톤이 말했던 철인왕(philospher king )의 상징같은 인물이다. 역사가인 애드워드 기본은 “그는 로마제국을 42년간 끊임없이 예지와 인덕으로 다스렸다. 그의 치세야말로 대 민족의 행복을 통치의 유일한 목표로 삼은 역사상 유일한 시기일 것이다” 라고 평하였다.

<명상록>은 시작부터 조부모 등 조상들에 대한 감사로부터 시작한다. 재산상속보다 훌륭한 정신적 유산인 덕성을 배웠음에 감사하는 겸손함이 매우 인상적이다. 구약성경의 이삭, 야곱 , 요셉 등이 아브라함 같은 조상에게서 신앙의 유산을 이어가는 연상이 든다.

아우렐리우스는 헬레니즘 철학을 대표하는 스토아철학자로 많아 알려져 있다. 스토아철학은 영원한 우주질서와 불변의 가치의 근원을 드러내는 일은 우주적 이성(Logos-理法者,신)만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성의 빛에 따르는 삶을 중시하였다. 모든 사람 안에 존재하는 이성(logos)과 일치를 추구하고자 하였다.

스토아 도덕철학은 세계가 통일을 이루고 있는 하나의 커다란 도시라는 생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 도덕가치, 정의, 굳센 정신등의 덕목에 중심을 두고 ‘인간은 서로를 위해 존재한다’ 는 보편적인 우애와 신처럼 넒은 자비심을 강조함으로써 자연법사상과 세계동포주의(cosmopolitanism) 로 로마의 대제국을 이끌어가는 사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스토아철학에서는 지나친 욕심과 쾌락의 추구는 결국 고통으로 연결된다고 보고 그 어떤 유혹에도 흔들지 않는 부동심(평상심,apatheia)을 강조하였다.

아우렐리우스는 10대 때부터 깨달은 바 있어 따뜻한 침대를 버리고 항상 차가운 침대에서 잠을 잤고 당시 최고의 오락 거리인 검투사 경기와 마차 경기를 멀리하였다 한다. 꼬마 철학자로서의 면모가 아닐 수 없다.

아우렐리우스 재위기간 전란이 없는 날이 없었으며 명상록은 황제가 직접 전장을 누비며 군대 막사에서 쓰여진 책이다. 원래 “내 자신을 훈계함-自警)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데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잔인성이 판치고 수많은 생명이 스러지는 황량한 전장에서 쓰여진 책이다.

전쟁 같은 하루하루를 불안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황제의 명상록은 너무 금욕적인 태도로 따르기가 쉽지만은 않겠지만 큰 위안이 될 수 있고 가까운 곳에 두고 짬짬이 묵상하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다.

 

-천안 솔 인문경영포럼 박종선(중개사·행정사)

편집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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