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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주요현안 지켰다는데… 께름칙한 건 왜?

박상돈 시장이 지켰다는 일봉공원주민투표, 축구종합센터 재협상, 삼거리공원 수정건

등록일 2020년10월0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박상돈 천안시장이 9월29일 선거과정에서 시민과 약속했던 ▶일봉산 민간공원개발 특례사업 주민투표 ▶축구종합센터 건립사업 재협상 ▶천안삼거리공원 명품화사업 재검토를 “취임 반년만에 지켜냈다”고 밝혔다. 추진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던 사업들이자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는 사업이었다.

박 시장은 “시민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코로나19 위기극복 재원으로 활용하고 위축된 시민들이 안정된 생활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선의 명확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처음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던 기대에는 못미친다는 지적도 있다. 시 공무원들뿐 아니라 의회 심사, 전문가 자문 등 많은 추진과정을 거친 문제로, 시장의 개인견해나 당시와 무관한 코로나19로 변화를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돈 천안시장이 29일 시청 브리핑실을 찾았다.
 

지켜진 약속? 아리송한 결과물

먼저 대한축구협회와 협약한 축구종합센터 건립사업이 지나친 유치경쟁으로 천안시 재정이 과하게 부담돼 시의회에서도 논쟁이 거칠게 일었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재검토’나 ‘파기’까지 언급했고, 이를 당시 박상돈 후보가 ‘재협의’를 주장한 바 있다.

최근 박 시장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두차례 만나 협약조정의 당위성과 코로나19 극복 위한 동참을 호소했음을 알리며 ▷축구발전기금 조성 5년유예 ▷프로축구(K리그2)참가 1년유예 ▷국가대표팀경기 연1회 무료개최 ▷유·청소년 전국축구대회 신설 및 10년간 운영 등을 합의했다. 이같은 합의로 시는 59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이중 ‘프로축구참가 1년유예’로 절감되는 50억원을 순수한 예산절감효과로 이야기하기는 무리가 따른다. 프로추구 참가로 매년 50억원씩 낭비한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도시공원 일몰제와 관련한 ‘일봉산 주민투표’ 또한 결과가 나쁜 방향으로 흐르지 않아서 다행이지, 자칫 대형사고가 발생할 뻔했다.

박 시장은 후보시절 일봉산 민간공원개발 특례사업과 관련해 “공론장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고, 이에 따라 주민의견이 수렴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장하며 추진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공약했다고 밝혔다. 결국 개표가 무산돼 사업이 추진되는 것으로 결정났고, 첨예한 갈등을 빚었던 사안을 시민 스스로 결정한 합리적 해법이었음을 자찬했다.

그러나 주민투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찬반을 결정하는 주민투표는 한쪽에서 ‘투표하면 안된다’는 논리를 폈고, 결국 투표율이 낮아 개표가 무산됐다. 투표를 안 한 것도 의사표시 아니겠냐고 주장하지만 상당수가 투표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현저히 낮았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개표가 이뤄져 사업이 무산됐다면 오히려 일봉산에 대한 난개발과 천문학적인 금전적 피해가 공식적으로 예고돼 있었다.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시와 의회가 개표무산 결과가 확정되기까지 좌불안석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이후 사업추진에 만만찮은 후유증도 발생하는 등 일부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을 뒤늦게 주민투표로 수용한 것을 두고 ‘올바른 사례’로 보기는 어렵다.

박 시장은 삼거리공원 명품화사업에 대해서도 ‘잘못된 추진’이라며 크게 손 볼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전 시장때 시민여론수렴, 용역, 전문가 의견 등을 거쳐 추진했던 명품화사업은 오로지 시장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전면수정’이 돼버렸다. 추진과정에서 불미스런 일이라도 있어 관계자 문책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박 시장은 무엇보다 지하주차장이 공원기능에 맞지 않고, 매년 해오던 흥타령춤축제를 삼거리공원에서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했다. 박 시장의 이같은 생각은 ‘전면수정’을 불러와 지하주차장 건설계획을 포함한 6가지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고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시는 335억원을 투입해 근린공원을 비롯한 잔디광장, 주차장, 무대 등 흥타령춤축제 개최공간을 다시 조성하는 것으로 해서 205억원의 시비를 절감시켰음을 밝혔다. 주차장을 지하로 두고 공원의 기능을 확대한다는 당초 계획에서 주차장의 지상화로 공원기능이 확대되지 못한 채 205억원의 예산이 절감되는 모양새다.

“거품이 있는지를 진단하고, 코로나 시대에 맞게 구조변화를 선도적으로 준비했다”는 박 시장의 말은 당연한 듯하나, 거품보다는 시장의 주관적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는 게 맞다. 또한 후보시절의 비판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변화’와는 무관한 지적이었기에 이를 대입해 기존의 추진을 문제삼는 것은 바르지 않다.

축구종합센터의 재협상, 삼거리공원 명품화사업 추진, 일봉공원 주민투표 등은 당시 경쟁후보로써 주요현안에 대한 대립적 시각의 공약이었고, 전략적 판단 속에 현 시장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 형식적으로나마 모양새를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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