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부르는
굵은 빗방울 속 골목
우산들의 축제
열정이 분수처럼 솟아
층층이 도는 캉캉 춤 우산
초콜렛보다 더 달콤한
구름키스 우산
깊은 산 속 보랏빛
도라지꽃 우산
모두 나와
수줍게 걸어보는 아침
비 핑계로
울고 싶은 이들
오색의 파티로
출렁이고 싶은 이들
우산 가면 쓰고
펄렁 펄렁 떠간다
-시가 오는 시간/ 김다원
빌딩 창가에 서서 사거리를 내려다보면 오가는 차와 사람이 한눈에 든다. 직진하는 차와 골목에서 나오는 차가 아슬아슬한 순간도 보이고, 우산 속에서 비를 피하며 꿈을 꾸는 이들도 보인다. 각각의 색 우산 속에서 분주한 발걸음은 어디론가 향하고, 멈추는 곳에서 어깨에 묻은 빗물을 터는 그들이 따뜻한 차 한 잔에도 행복한 미소를 지었으면 하는 날이다.
▶ 시인 김다원(64)은 역사를 전공한 교사출신으로, ‘허난설헌 문학상’과 ‘천안시 문화공로상’을 받았다. 지금은 천안수필문학회 회장이자 충남문인협회 이사, ‘수필과 비평’ 충남지부장을 맡고 있다. 시인으로서의 그는 첫시집 ‘다원의 아침’에 이어 ‘천안삼거리’, ‘보내지 않은 이별’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