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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괜찮나요, 당신?

시인이자 수필가인 김다원 작가가 소개하는... '우리는 충분히 괜찮아요'

등록일 2020년12월1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조그만 몸집의 아이가 아빠 옆에 누워서 발장난을 합니다. 아빠를 위로하고 싶은데 딱히 방법이 없습니다. 엄마와 아빠가 다툰 후입니다. 아이는 분위기로 금방 압니다. 한참 후 아이가 내 방으로 왔습니다.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고 그래서 화가 날 수도 있단다. 엄마 아빠도 지금 그래! 너도 언니랑 자주 다투지?”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 때문에 늘 불안합니다. 젊은이들은 안정된 직장을 얻기 어려우니 불안합니다. 노후를 생각하면 일을 하고 있어도 머리가 복잡합니다. 등에 진 짐의 무게가 미소를 앗아갑니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물인 양 언제 빠져나갈지 모르는 미래입니다.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도 더 빨리 흐르라고 등 떠미는 강물에 밀려가는 느낌입니다. 대양에 닿으면 밝은 빛만 보일까요?
 


우리만이 아닌가 봅니다. 여기 영국의 평범한 여자가 그랬습니다. 그녀를 잠시 만나려 합니다. ‘맨나 반 프라그’가 묻습니다.

“괜찮나요, 당신?”

주인공 마야는 엄마의 빵 가게에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냅니다. 18살에 집을 떠나 옥스퍼드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합니다. 작가가 되고자 신이 났던 그녀의 삶은 엄마가 병으로 돌아가자 완전히 바뀝니다. 6개월만에 학교를 중퇴하고 엄마의 가게에서 빵을 구워 팝니다.

10여 년이 지났습니다. 마야는 사랑, 성공, 체중감량을 꿈꾸면서도 즐거움이 없었습니다.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불안감이 그녀를 감싸고 있었지만, 아주 가끔 정말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방법을 전혀 모르고 지내는 때 나이 든 손님, ‘로즈’가 가게로 옵니다. 초콜릿 팬케이크를 주문한 로즈는 그녀에게 같이 먹자고 합니다. 팬케이크를 같이 먹으면서 둘은 가까워집니다.

“당신은 수업도 듣기 전에 졸업할 생각부터 하는군요.”

로즈는 마야를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려고 애쓰면서 말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삶을 정말로 오랫동안 기다려왔어요.” 마야는 불만스럽게 말했다. “이제 더는 기다릴 수 없을 것 같아요.”

“아. 마야, 그런 걱정은 하지 말아요. 사랑에 빠지는 데는 1초만으로도 충분해요. 출판 계약도 하루면 되고요. 몸무게 7킬로 정도는 일주일 만에 가볍게 뺄 수 있어요.”

마야는 로즈의 말을 가슴에 담고 자비로 책을 출판합니다. 그리고 가게를 팔아 뉴욕으로 갑니다. 책을 팔기 위해서입니다. 절망한 청춘에 힘을 준 이들이 있어 그녀는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초콜릿 팬케이크를 같이 먹은 노부인 로즈,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만난 노신사, 뉴욕에서 만난 작은 서점주인 등입니다. 그들은 마야에게 격려해 줍니다.

“당신 자체로 아주 괜찮다.”

그리고 그녀는 깨닫습니다. ‘나에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라. 버티고, 용기 내고, 이겨 내고, 행동한다면 이겨 낸다.’ 그리고 그녀가 갇혀있던 ‘남자’, ‘돈’, ‘초콜릿’에서 벗어나 발견하고 이루기 위해 행동합니다. 익숙함에서 벗어나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저도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며 길을 걸어왔습니다. 길동무로 가는 동안 “당신 대단해.” 라거나, “잘했어”라는 말을 해 준 이들을 기억합니다. 주인공 마야처럼 그 인연을 소중히 여깁니다.

얼마 전 친구가 “김다원이 그렇게 대단한 줄 몰랐다.”라며 욱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 나는 깊이 생각 안 하고 행동하는 탓에 실수를 많이 해, 그러나 나는 대단해, 왜냐하면 내가 좋아하는 일에 서슴없이 다가가고, 누구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행동하지. 실패도 해, 그러나 딱 하루만 속상해 하자.”

나를 위로하고 마음 다스렸습니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에게 강요하지 않고, 조금씩 서서히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터득하자는 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내게 말했습니다. ‘너는 너 자체로 아주 괜찮아! 남들의 말에 신경쓰지마.’

젊은 그들에게 부탁합니다.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끌어내고, 긍정의 힘을 믿자고요. 그것은 평생 필요한 일입니다. 의견대립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툼이 지난 후 온 평화는 다툼 전보다 훨씬 좋습니다. 힘든 날들을 이겨낸 자신이 자랑스럽게 생각되듯 말입니다.

아이가 곁에서 종알종알 말을 걸어옵니다. 아빠를 응원하던 아이입니다. 그 아이의 아픔도 금방 가실 것입니다. 등에 닿는 따뜻한 가을햇살 같은 엄마 아빠의 응원이 있으니까요. 부모의 발걸음을 보고 가는 아이는 행복합니다. 자기도 걸을 수 있다는 확신 하나는 있지 않나요?

편집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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