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여년 전부터 몸매를 잡아준 다양한 소나무들이 전시돼 있는 유영농원나무시장.
소나무 푸르구나. 초목의 군자로다
눈서리 이겨내고 비 오고 이슬 내린다 해도
웃음을 숨긴다
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변함이 없구나!
겨울, 여름 항상 푸르구나.
소나무에 달이 오르면
잎 사이로 금모래를 체질하고
바람 불면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사명당의 ‘청송사(靑松辭)’입니다.
소나무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의 일부에 분포하고 있지요. 특히 우리나라 나무들 중에서는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개체수도 가장 많습니다. ‘무궁화’는 우리나라를 상징하지만, ‘소나무’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소나무는 은행나무 다음으로 오래 사는 나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십장생(十長生)의 하나로 일컫지요.
크게 자란 노목의 웅장한 모습은 천하를 압도합니다. 줄기와 가지, 잎은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내며 사시사철 푸르른 기상은 곧은 절개와 굳은 의지를 나타냅니다.
소나무를 이야기하다 보면 매번 아쉬운 게 있습니다. 소나무는 왜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의 ‘사군자(四君子)’에 들어가지 못하였는가 하는 것이지요.
이들을 가리켜 군자(君子)라 부르며, 덕과 학식을 갖춘 사람의 인품에 비유하곤 하는데, 그렇게 보면 ‘소나무’가 빠질 리 없습니다.
다면 이해도 됩니다. 사군자는 중국의 역사에서 비롯되었으니….
천안 북면 상동리 75-1번지 <유영농원 나무시장>에는 눈이 휘둥그레지는 소나무들이 있습니다. 그곳 유병기 대표가 20여년 전부터 애지중지 키웠다는 소나무입니다.
종류도 다양하죠. 작은 묘목, 커다란 소나무, 예쁜 소나무, 조형소나무, 반송, 황금소나무, 금송 등등. 특히 정원이나 전원주택에 심기 좋은 ‘곡이 잡힌 소나무’를 보물처럼 여깁니다.
“일반 소나무야 그저 전지만 해놓는 거지만, 여기 유영농원 소나무는 곡이 잡혀있어요. 그래서 값어치가 훨씬 높지요.”
곡이 잡혀있다는 것은 그만큼 유 대표의 손길이 많이 갔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분재철사를 이용해 곡을 잡아주는 노력을 계속 해왔다는데, 그런 노력으로 ‘특이한 소나무’가 된 것이죠.
“처음에는 그저 아무생각 없었어요. 내 멋대로 소나무를 만들고 싶어서 분재철사를 이용해 모양을 잡아보았죠. 날이 갈수록 잡아준 형태로 자라더니 몇 년이 지나자 예술작품처럼 보이기 시작하는 겁니다. 요 녀석들, 모셔가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멋있는 명품소나무가 될 겁니다.”
▲ 유병기 대표가 직접 재배하는 소나무 농원에서.
유 대표는 자신이 재배하고 있는 소나무가 무려 1000주가 넘는다고 자랑도 합니다. 우리나라 전통소나무이고 사계절 늘 푸른 데다가 자태가 고고하고 정절을 상징하는 나무.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면서 ‘무궁화’와 함께 유영농원의 대표적인 나무라 소개합니다.
살짝 귀띔도 합니다. 나무사업을 하다보니 소나무만큼 부가가치 높은 나무가 없다는 것인데요.
다른 조경수들은 일정 시점이 되면 판매를 못해 애물단지가 되어버리지만 소나무만큼은 나이가 들수록 그 가치가 더 높아진다는 사실.
덧붙여 방치된 소나무는 헐값이지만 전지가 잘된 소나무의 가치는 정성을 들인 만큼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몇십만원도 받을 수 있고요, 여기 있는 좋은 소나무들, 10년만 잘 관리하면 몇백만원으로 가치가 올라갑니다. 소나무 몇백그루만 잘 관리하면 노후에 이보다 좋은 직업 또는 취미가 없지요.”
더불어 관리하는 시간들이 소나무와 함께 하는 시간이다 보니 소나무에서 생기는 피톤치드가 건강에도 아주 좋다는 논리까지….
“일단 여기 제 나무시장에 구경하러 와보셔요. 겸사겸사 소나무 구경도 하시고, 부업이라든가 취미라든가, 재배방법이라든가 등등 궁금한 것도 물어보시고요. 언제나 환영입니다.”
▲ 나무는 '없는 것' 빼고 다 구할 수 있다는 유영농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