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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의회 상임위 ‘내년예산에 칼 빼들다’

흥타령춤축제 전체삭감 등 사상최대 155억원 삭감, 17일 예결위 예산부활에 초점

등록일 2020년12월1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최대규모의 삭감!

천안시의회(의장 황천순)가 칼을 갈았다. 이를 정치적인 문제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간 다수 시의원들과 시장의 소속정당이 같았다면, 지난 보궐선거를 통해 다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 천안시장은 ‘정당’이 다르다. “설마 정당이 다르다고 그런 것은 아니겠죠” 하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 앞에 이번 2021년 본예산은 사상최대 155억원이 삭감됐다.
 


 

전체삭감액 2억원일 때도 있었는데…

충격을 받은 천안시는 바로 입장을 발표했다. ‘코로나19에 대응해 지역경제를 회복시켜야 하는 내년 예산안’이라며 ‘어이없는 발목잡기로 휘청 한다’고 대놓고 비판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어떻게 막을 것인가. 일상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기 물꼬는 어떻게 틀 것인가. 2021년 예산안이 의회 예비심사 단계에서부터 사상최대규모로 삭감돼 시정에 붉은 불이 들어왔다고 문제삼았다.

천안시 2021년 예산은 모두 2조2600억원이다. 시는 ‘2016년 본예산에서 56억원이 삭감된 이후 최대규모의 삭감액’이라며 불만을 토했다.

예전과 비교하면 얼마나 파격적인가 알 수 있다. 2018년 본예산에서 천안시의회가 삭감한 내역은 단 1건(2억)에 그쳤다. 경로당 증축공사를 예산절감 차원에서 자른 것이다. 2019년에는 10억9500만원을 삭감했다. 물론 과정에서 경제산업위원회가 삭감했던 39억원은 다시 부활했다. 2020년 예산 또한 삭감액이 8억5000여만원에 불과하다.

삭감내역을 보면 ▶경제산업위원회에서 시설관리공단 전출금 12억원,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용역 9000만원 등 6건 14억원 ▶복지문화위원회에서 흥타령춤축제 운영 24억원, 천안시문학관 건립 45억원, 지역문화예술행사지원 4억원, 야구장 기능개선 15억원 등 22건 102억원 ▶건설교통분과위원회에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운영 23억원 등 17건 39억원이다.

삭감액이 큰 예산은 시설관리공단 전출금 12억, 흥타령춤축제 24억, 천안시문학관 건립 45억, 야구장 기능개선 15억,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23억이다. 이들이 차지하는 116억원을 제하면 삭감액은 39억원으로 줄어든다.
 

복지문화위원회 심의과정.


천안시는 삭감된 예산이 대부분 복지문화위원회(102억 삭감)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문화예술인과 체육인들의 활동에 직접적인 제약을 가하게 됐다는 볼멘소리를 내놓는다.

의회는 나름 예산삭감내역에 대해 ‘행사성 사업을 축소하고 취약계층 지원 등에 재정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때문에 공연·행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내년사업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는 ‘세심하게 준비했던 재정운용방향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시는 익명의 관계자를 빌어 “전통지역축제와 문학관 건립 등 필수적인 문화체육분야를 단순히 소모성 경비로 판단해 삭감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복지문화위원회(위원장 김월영)측은 “행사성 예산은 민생안정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 새벽 4시가 넘도록 이어진 예비심사와 관련해 “천안시가 복지문화위로 편성·제출한 예산안 8419억원 가운데 축제 등 행사성 예산 101억여만원을 삭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월영 복지문화위원장은 “불요불급한 축제와 체육행사 예산을 삭감하고, 예비비를 천안의 경제회복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시민에게 지원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긴급생계비 지원, 대출이자 지원, 임대료 직접지원에 예비비를 사용해달라”고 주문했다. 이같은 예산삭감은 불가피한 결정임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국민의당 의원 “자괴감 느낀 시간”

하지만 일부 의원은 생각이 달랐다. 현재 복지문화위원회(6명) 구성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측이 김월영 위원장을 비롯해 이종담·김선홍·박남주 의원이며, 국민의힘 의원은 이은상·이준용 의원이다. 위원장은 차치하고 대부분의 결정이 다수결에 따르다 보니 4명의 민주당 입김은 막강한 상황. 16일 밤, 이은상(국민의힘) 의원의 소감을 들어봤다.

그에 따르면 처음 삭감조서 44개중에 보훈 어르신 수당 인상건 등 4건을 제외한 40건이 올라왔다. 소수정당인 이은상·이준용 의원은 “마이크도 켜서 발언하고, 속기록도 남기자”고 제안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무시됐다. 이후 두 의원의 발언은 아무 영향력도 없이 ‘허수아비’처럼 진행됐으며 결국 이준용 의원과 밖으로 나가 모니터를 쳐다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어느 정도 정리된 것 같아 들어가보니 22건을 내놨다. 소수의원이라도 일부 협상이 가능하겠지 생각했지만 의견이 묵상되는 수준으로, 이 의원은 “어제, 오늘 너무 자존심이 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적으로 진행됐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 예로 삼거리춤축제의 경우 불당동에서 (축제)안하면 관련 10건 모두 삭감하겠다며, 결국 삭감시켰다고 했다.

황천순 의장과 박상돈 시장의 협상안도 있었다. 국비를 보조받는 지하주차장 설치건을 수용하는 쪽으로 삼거리공원을 진행하자는 안으로 정리됐지만 일부 의원들이 기존대로 ‘원안통과’만을 주장해 삐걱거렸다. 

17일 열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내역을 조율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나, 이 의원은 “기대할 수 없다”고도 했다. 2019년 예산삭감에서도 50억중 39억원을 부활시키기도 했지만, “지금 분위기라면 일부라도 부활될 사업이 있겠는가 싶다”고 전했다. 

대립에 따른 다툼도 아닌데 새벽 4시까지 심사를 했다는 건 대단한 열의다. 다만 올바로 진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진정성은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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