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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미 명인 “우리 병과를 사랑해주세요”

천안출신 병과명인, 천안에서 우리떡과 한식디저트 개발에 몰두

등록일 2020년12월2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지난 추석명절, 상차림을 준비하려는 주부들의 손길이 바쁘다. 시장을 들러 음식재료들을 사고, 집으로 오는 길에 대형마트에서 부수적인 것들을 구입한다. 안타까운 것은 ‘한과(漢菓)’코너가 스산하다는 거다. 간소해진 차례상에 이젠 잘 올라가지도 않는 찬밥신세다.

한과는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먹던 과자를 일컫는다. 우리 어렸을 적 한과는 가장 인기있는 명절 먹거리였다. 특히 약과는 차례가 끝나자마자 아이들의 손에 한두개씩 들려지며 가장 빨리 품절되곤 했지만, 이젠 아이들조차 외면하는 통에 ‘한국전통과자’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건 잘 몰라서 그런 거예요. 우리네 전통과자가 얼마나 건강식이고 시각적으로도 예쁘며 맛있는지 사람들이 아직 잘 몰라요. 그런 기회들이 많아지면 좋겠는데….”
 


서정미(병과 명인)씨는 우리 것의 좋은 점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며 안타까움을 전한다.

우리 전통과자를 소개하면 정과, 약과, 강정, 다식, 엿 등이 있다.

‘정과’는 식물의 뿌리나 열매를 설탕이나 꿀에 조려서 만드는 과자다. 인삼, 생강, 연뿌리 등이 재료가 되는데 향긋하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약과’는 밀가루를 꿀과 기름으로 반죽해 기름에 지진 과자로, 국화 모양을 본떠 만든 것이 많다.

‘강정’은 찹쌀가루를 반죽해 기름에 튀긴 다음 깨나 콩가루 등의 고물을 묻혀 만든 과자다.

‘다식’은 조청이나 꿀로 반죽해 다식판으로 찍어낸 과자를 말하고, 곡식이나 고구마 녹말에 엿기름을 넣어 달게 조린 ‘엿’도 있다. 물론 이것들은 전체중에 일부에 속한다.
 

“우리 병과는 건강한 맛을 선사해요”


서정미(63·천안 원성동)씨는 천안출신의 병과 명인이다.

지난 9월에도 ‘2020 한국음식관광박람회 한국국제요리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줬다. 대상의 품격은 가장 높은 ‘대통령상’이다. 그가 출품한 ‘만복래’는 백일, 돌, 결혼식 등에 내놓을 수 있는 작품으로, 전통떡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얻었다.

서씨는 2013년 떡·디저트 부문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에서 국회의장상을, 2019년에는 국무총리상을 수상했으며 떡·한과 부문에서도 2015년 국무총리상, 2017년에는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런 화려한 이력에도 천안에서 그를 알아주는 이가 많지 않다. 일단 병과가 대중적인 음식문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전이야 음식의 핵심주류에 속했지만 요즘의 젊은이들은 햄버거다, 피자다, 스파게티를 즐겨하지 않는가. 이같은 입맛은 저변을 급속도로 넓혀 점점 30대, 40대, 그리고 50~60대를 공략하고 있다.

음식문화의 자연스런 흐름을 탓하기는 쉽지 않지마는, 서씨는 “그럴수록 더 우리나라 전통음식문화를 홍보하고 연구·개발해 경쟁력을 높여가야 하지 않겠냐”며 ‘섭섭한’ 생각을 비춘다. 실제 천안에서 병과를 강의하고 소개하는 자리를 찾기 힘들다. 지자체에서라도 챙겨볼 필요가 있지만 아직 ‘병과’라는 음식문화까지는 요원한 상황이다.

“우리 것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일까요. 게다가 자극적인 맛으로 온갖 질병의 원인이 되는 먹거리에서 우리 병과는 맛도 좋은 건강식이랍니다. 젊은이들에게는 다이어트 식품이기도 하지요.”
 




서씨는 우리 것을 접하다 보면 분명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오랜 역사를 거쳐온 우리의 김치도 결국 세계적인 식품이 되었다. 간장과 고추장, 된장의 인기도 날로 높아가고 있다. 우리의 눈은 서양의 것들을 바라보지만, 오히려 서양인들은 우리의 것을 찾고 있는 아이러니. 이제 우리도 가까운 곳에서 ‘파랑새’를 찾는 지혜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의도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서정미 명인은 “전통떡, 한과, 폐백이바지음식 등을 전승하고 독창적인 한식을 연구개발해 젊은 세대의 취향에도 어울리는 우리떡과 한식디저트를 개발해 가겠다”며 “한류음식문화의 가치를 높여 세계의 명품음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2018년 4월에 설립한 ‘한국전통다과아카데미’의 전문화 과정을 통해 후진양성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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