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가 2025년까지 천안의 역사와 문화를 잇는 ‘천안형 자전거둘레길 100리’ 조성을 추진한다. 기존 자전거 도로와의 연결로 자전거 환 종주코스 개발에 나선 것이다.
박상돈 시장은 8일 오전 시청 브리핑실에서 천안형 자전거둘레길 100리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새롭게 조성되는 천안형 자전거둘레길 100리는 연장 39.6km에 달하며 성환천 억새길과 입장 포도길, 입장부소문이길 등 자연경관이 배경이 되는 명소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먼저 2022년까지 성환천 13.5km 제방도로에 북부 지역주민들의 여가활동 공간이자 자전거 이용자들이 즐겨찾는 라이딩 코스로 자리잡을 성환천 억새길을 조성하고, 이후 2025년까지 15.2km 입장천변 포도길과 10.9km의 입장 부소문이길 등을 포함한 나머지 구간을 연결해 완성할 계획이다.
이어 시는 현재 추진중인 10.3km 북면 병천천 벚꽃길 자전거도로 사업이 마무리되면 천안형 자전거둘레길과 연결시켜 기존 독립기념관과 천안삼거리 공원을 지나 천안천까지 이어지는 28.1km 자전거 도로와도 연결해 자연경관과 주요관광지, 역사적 명소를 포함한 총 78km ‘천안시 환 종주 자전거도로’를 최종적으로 완성한다.
▲ 브리핑하고 있는 박상돈 천안시장.
천안시 환 종주 자전거도로 외에도 국가자전거 도로망과의 연계노선을 개설(자전거도로 10개 노선)해 다른 지역과 단절돼 있는 자전거도로 연결로 획기적인 자전거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다.
자전거 이용자들이 즐겨찾는 구간인 한강과 수도권 중심의 국가 자전거 도로망과 대전·세종권의 금강 자전거길과 연결하고, 문경새재길과 낙동강, 부산으로 이어지는 국가자전거 도로를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또 시민의 안전을 위한 개인형 이동장치(PM)의 저번 확대와 공유자전거를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개인형 이동장치(PM)의 자전거도로 통행이 허용됨에 따라 자전거 횡단도 구간 보도 턱 낮추기, 안전표지 확충 등 안전한 자전거도로 환경을 구축한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잠시 중단했던 공공자전거 대여사업도 향후 추이를 살펴 재운영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밖에 시민이 자전거 이용시 각종 안전사고 발생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보다 안전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현재 시행중인 ‘천안시민 자전거 안심보험’에 개인형 이동장치(PM) 자전거 보험을 확대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원활한 자전거 도로의 체계적 정비와 효율적 관리를 위해 올해 4월 조직개편시 자전거문화팀을 신설하고 명품자전거길 조성에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천안형 자전거둘레길 100리 등 획기적인 자전거 도로 환경개선 및 촘촘한 자전거 도로망으로 명실상부 대한민국 중심 자전거 르네상스를 천안시가 이룩하겠다”며, “녹색 교통수단으로써의 자전거 인식을 확대하고 역사와 문화경관이 어우러진 자전거도로를 조성해 건전한 레저·관광 인프라 확보는 물론 고품격 문화·관광 도시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또하나의 자전거길도 만들어주세요”
동부권 관광벨트 자전거길… 30㎞ 안팎 명소와 어우러져
동부권 관광벨트는 이미 ‘역사문화둘레길’로 이름이 붙여져 있다. 그러나 예닐곱 곳의 명소에 머무르는 시간을 제외하고도 거의 30㎞의 거리를 걷는다면 ‘하루코스’로는 버겁기만 하다. 그렇다고 이틀이나 삼일에 나눠서 걷기도 멋쩍다. 명소가 지나는 길에 사는 분들에게 물어보면 “걸어다니는 관광객을 못봤다”고들 한다. 아예 없기야 하겠는가마는, 가뭄에 콩나듯 지난다면 둘레길이 무색하다 싶다.
지난 9월, 오랫동안 별러왔던 ‘자전거투어’에 나섰다. 자전거를 타고 명소들을 둘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된 구상은 ‘자전거 둘레길’로 안성맞춤이라 판단했다.
▲ 독립기념관 진입로.
▲ 이동녕 선생 생가지.
목천의 독립기념관에서 출발해 이동녕 생가를 지나 고령박씨종중재실(박문수 어사묘)을 거쳐 병천으로 향한다. 참고로 박문수 어사묘는 산 중턱에 있어 고령박씨종중재실을 찍는 것으로 생략했다. 자전거길은 한적했다. 병천면으로 넘어가는 도로변 일부를 제외하면 자전거를 타는데 불편을 주거나 위험요소는 없었다.
▲ 유관순열사 사적지.
▲ 유관순열사 생가지.
아우내장터를 돌아본 후 이른 점심을 순대국밥 한그릇으로 해치웠다. 잠시 휴식을 갖고는 유관순사적지를 거쳐 유관순 생가를 들렀다. 내려막길은 바람을 가르며 신나게 달리는 재미를 만끽. 생가를 둘러본 후 다시 자전거를 타려니 식곤증일까, 졸음이 쏟아진다. 5분만, 5분만 하다 꾸벅꾸벅 20분은 쉬었나 보다.
▲ 조병옥 박사 생가.
개운한 몸으로 다시 자전거에 올랐다. 도로길에 접어들었지만 조병옥 생가까지 가는 몇분 사이 차는 두 대가 지나갔다. 생가에서 다시 도로변을 따라 만마루로 향했다. 지나는 차들이 거의 없다 해도 안전한 자전거길이 되려면 별도의 자전거길이 필요해 보였다.
만마루에도 전설(유래)이 전해오는 곳이다. 둘레길은 야트막한 산길을 넘어 홍대용과학관으로 이어졌다. 자전거로 넘어가려니 약간은 고된 길이다. 사람이 끊긴 둘레길은 잡풀과 거미줄 등이 가로막았다. 겨우 넘어서 마을 뒤꼍으로 나온 후 자전거에 올라타니 다시 기분이 업. 홍대용과학관까지는 널찍하고 한적한 자전거길이 막힘 없다.
▲ 홍대용과학관.
▲ 홍대용 선생 묘.
바로 옆 홍대용생가지를 둘러보고, 다시 돌아나와 홍대용묘로 방향을 틀었다. 하천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니 바람을 가르는 재미와 함께 탁 트린 주위경관에 매료된다. 도로변에 잠깐 노출된 후 홍대용묘에 이르고, 다시 하천변을 따라 김시민생가지로 내달린다. 아, 자전거타는 재미가 이리 쏠쏠할 줄이야. 너른 벌판을 신나게 달리다 보니 어느덧 목적지에 다다른다.
▲ 김시민 장군 사사처(유허지).
다리가 기분좋게 피곤해진 상황. 여기서는 출발점인 독립기념관으로 향해도 좋고, 저 멀리 동학의 역사를 간직한 세성산을 거쳐 가도 좋다. 동부권 주요 관광유적지를 다 돈 바에야, 이빨 빠진 것처럼 세성산을 빠뜨려서야 되겠는가 싶어 힘을 내어 세성산으로 향했다.
눈으로 볼땐 바로 코 앞인데, 자전거로는 한참을 달리고서야 입구에 이른다. 더욱이 마을을 지나 계속 오르막인 상황은 피곤함이 가중된다. 포기할까 싶은 생각이 들 때에야 위령비가 나타났다. 다행이다. 모든 일정을 끝낸 안도감과 성취감 때문일까. 독립기념관까지 가는 길은 오히려 언제 피로가 있었는가 싶게 가신 상태. 독립기념관에 도착하고서도 해는 아직도 하늘에 떠있다.
자전거동호인들이야 천안시내에서 출발해도 하루투어가 넉넉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 하루를 시간내어 자전거투어를 해본 경험담이랄까. 천안시가 조금만 신경쓴다면 말뿐인 역사문화둘레길이 멋진 ‘자전거둘레길’로 인기를 끌 수 있는 가능성은 무척 높았다. 관광산업은 결코 노력없이 만들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