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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는 거야, 마음을 심는 거야?

천안 북면의 유영농원나무시장… 불티나게 팔린다. 꿈도 팔린다.

등록일 2021년03월3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커튼을 여니 팝콘을 무더기로 뿌린 듯하다. 며칠 전까지 죽은 듯 조용했던 벚나무였다. 마음에 불이 지펴진 듯 나무시장에 가서 다양한 나무를 보고 싶었다. 
 

차창을 열고 달렸다. 북면 상동리 유영농원에 도착했다. 천안 청수동에서 20분 거리다. 농원 주인은 나무를 찾고 꽃을 고르는 이들에 둘러싸여 바빴다.
 

주변을 둘러봤다. 2∼30년은 족히 될 소나무가 100여 그루는 될 듯싶다. 각각의 소나무는 수형이 평범하지 않았다. 주인의 손길이 자주 갔음을 말해준다.
 

금방 눈에 띄는 나무가 있어 또 발걸음을 옮겼다.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길』 그림에서 본 듯한 나무다. 하늘로 높이 오르고 싶은지 나무는 가늘고 길다.
 

색이 오묘하다. 군청색에 녹색이 은은하게 들어 기품있게 느껴졌다. 기념식수를 찾는다는 신혼부부도 그 나무가 눈에 들었는지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너른 농장은 갖가지 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붉은 입술을 조용히 내민 할미꽃, 분홍치마를 살짝 펴고 조신하게 기다리는 매발톱꽃을 비롯해서 1년 초와 목단을 비롯한 다년생의 꽃들이 농장 앞마당에 가득했다.
 

드디어 농장주인을 만났다. 30여 년 산림조합에서 근무하다 퇴직 후 농장을 열었다는 유병기씨다. “나무가 좋아서 조합에 근무할 때부터 나무시장을 준비했어요”라고 말하는 그는 구릿빛 피부에 단단한 근육으로 맞이했다. 그동안 나무를 가꾼 노고를 몸이 말하고 있었다. 사무실 벽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있었다.
 
‘하루를 행복하려면 머리를 다듬고
일년이 행복하려면 꽃을 심고
평생 행복하려면 나무를 심어야 한다.’

 
30년을 준비했고 앞으로 30년을 일할 농장이라며 꿈을 펼쳤다. 포토존도 아름답게 만들 생각이란다.
 

오는 이들이 나무와 함께 추억을 만드는 곳, 나무와 꽃만 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열매를 따 보는 곳, 여러 나무를 배우는 학습장을 더할 생각이라 했다.

이미 블루베리 따기 행사는 여러 해째 하고 있다면 따러 오라고 했다. 매년 오던 이들이 입소문을 내어 판로걱정이 없다고 했다.

농장을 하면서 무엇이 가장 어려우냐는 말엔 ‘자금’이란다. 자금이 넉넉하면 한꺼번에 계획을 세워 농장을 아름답게 조성할 수 있는데 조금씩 늘리다 보니 꿈처럼 되지는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그의 농장은 성장하고 있고 마음속엔 이미 거대한 꿈이 자라고 있다. 또 블루베리 체험장이 있고 여기저기 다른 곳에서 크고 있는 소나무가 있다. 그들이 농장의 주 종목이라며 그는 소박한 미소를 지었다.
 

내 눈앞의 벽에 ‘유영농원나무 시장’의 경영마인드가 눈에 들었다.

1. 소득증대에 앞장선다.
2. 철저한 신뢰와 친절, 신용을 잘 지킨다.
3. 고용 창출에 기여한다.

그의 마음을 담았다. 새로 옮겨다 심은 소나무는 10%는 손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그의 말대로 농장을 경영하는데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굵은 팔뚝과 우직한 마음을 보니 농장이 번영할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 게다가 식물에서 평안과 위로를 받는 시민이 늘었다는 것에도 희망이 보였다. 아름다운 사람과 아름다운 장소에서 아름다운 식물을 본 날이다.

내 봄날이 꽃이었다. 

문의: ☎ 010-4559-7583

김다원 리포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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