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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골에도 예술이 ‘팔딱팔딱’

천안 장산리 예술인부부, 마을회관 임대해 천안염색과 설치미술 운영 

등록일 2021년10월1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1895년 청주목에서 목천군에 편입된 천안 수신면은 두가지로 유명하다. 천안에서는 수신에서만 재배되는 ‘수신메론’과 천안이 자랑하는 역사인물 ‘홍대용’이 살았던 곳이 알려져 있다. 

실학자 홍대용이 살았다는 곳은 장산1리다. 그리고 그곳에서부터 멀리 바라보이는 장산2리에는 박의경(48)·이정훈(50) 시골부부가 예술가로 살아가는 모습이 재밌고 신선하다. 


대책없는 귀촌부부의 예인되기 

장산리는 장명리와 남산리가 합쳐진 이름이다. 장명리는 옛날 조선조때는 성환도찰방에 속하는 장명역이 있었고, 청주에서도 제일 살기 좋은 곳이라 했다. 전국에서 살기좋은 다섯곳 중 한 곳으로, 흉년이 없는 마을이다. 지금의 장산1리에 해당하며, 홍대용 선생이 있는 마을이다. 

남산리(장산2리)는 백운산의 남쪽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해서 ‘남산마을’이라고도 부른다. 마을 앞으로 병천천이 흐르고, 그 건너 새남산이 자리잡고 있다. 

남산은 예로부터 <앞산이 너무 가까워 큰 인물이 못 나고, 300석 이상의 큰 부자도 생기지 않는다>고 전해온다. 한때 왁자지껄한 마을을 이루며 살기도 했겠지만, 지금은 서른여덟집에 80명 안팎이 살고 있을 뿐이다. 40~50대 젊은 사람이라야 한 손가락에 꼽아야 한다. 

여기에 박의경씨가 운영하는 ‘실아트’가 자리잡고 있다. 
 

박의경씨가 남편과 정착한 지는 2003년. 서울에서 살다가 둘째애가 태어날 즈음 무작정 보따리를 싸서 천안 장산리로 들어왔다.

시골이 좋다는 남편의 말에 앞 뒤 재보지도 않고 “나도 좋아” 하며 내려온 것이다. 그리고는 3년여를 놀았나 보다. 큰 아이 ‘봄’과 작은 아이 ‘가을’을 데리고 부부는 산으로 들로 쏘다녔다. 

어느날 돈이 똑 떨어진 것을 알게 되고서야 남편은 직장을 잡았고, 의경씨는 ‘천연염색’을 배우기 시작했다. 시골에서 산다는 건 일단 도심에서 사는 것보다 돈이 적게 들었다. 게다가 남산마을은 의경씨의 고향이어서 동네어른들과도 살갑게 지내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의경씨가 천연염색을 배운 지도 10년이 되면서 잘 쓰여지지 않는 마을회관을 저렴하게 임대했다. 손재주 좋은 남편과 툭탁툭탁 하며 직접 인테리어 작업을 통해 마을회관은 멋진 실아트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공방 꿈꿔
 

남편 이정훈씨는 직장을 다니며 어느새 설치미술작가로, 의경씨는 솜씨좋은 천연염색 공예가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그들의 작품이 천안터미널 옆 스타벅스 벽면을 비롯해 전국의 크고 작은 공간에 내걸렸다. 2019년에는 천안흥타령춤축제에 부스를 받고 참여하기도 했다. 

“제 꿈은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생활하는 거예요. 이를 위해 사회적 협동조합 같은 것이 어떨까 구상도 해봅니다.”
 

이미 마을분들을 대상으로 공예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그분들이 좋아하시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문화가 없다보니 그분들의 무료함을 달래고, 기쁘고 즐겁게 생활하실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다는 바람이 크다. 

“멀리까지 가서 실력있는 스승님에게 천연염색을 배울 때 그러셨죠. ‘무료로 가르쳐주는 거야. 그러니 배웠으면 나 말고 누군가에게 베풀어’ 그러셨어요.”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는 사회가 되었지만 의경씨는 바쁘기만 하다. 프로그램 강사로도 나가고 시립미술관 봉사도 한다. 천연염색에 대한 구상과 작품활동에 더해 실아트를 방문하는 분들을 맞기도 한다. 최근에는 시청 로비에서 여성미술작가 5인 전시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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