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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이 파릇파릇... 봄을 먹어볼까

씀바귀, 민들레, 원추리까지 맛봐야지

등록일 2022년03월2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대지가 어떤 기도와 제물을 하늘에 올렸는지 모르지만 온 땅이 들썩거린다. 축복으로 내린 비를 선물을 받은 후다.

촉촉해진 산천에 싹이 돋으면 설렘이 먼저 온다. 게다가 햇살이 내리면 아이들은 물론이고 강아지도 밖으로 나가자고 한다. 
 

얼마나 기다리던 초록색인가. 눈은 어느 것이 돋았는지 찾느라 바쁘다.

양지바른 언덕엔 양지꽃이, 냇가엔 냉이와 씀바귀가, 호수공원 마른 검불 사이엔 토끼풀이 접은 잎을 펴고 있다.

아파트 정원의 둔덕엔 봄까치꽃도 연보라색 물감을 뿌린 듯 피었다.
 

천안삼거리 공원으로 걸음을 옮긴다. 능수버들도 늘어진 가지마다 꽃을 줄줄이 달고 있다. 가을에는 늦게까지 초록 잎을 달고 있더니 봄에도 제일 먼저 가지에 초록 물을 올린다.

낭창낭창 바람에 흔들리는 물오른 버들을 보다가 아래를 보니 민들레가 있다. 겨우내 지친 몸에 봄의 정기를 주어야겠다.
 

얼른 칼을 들어 씀바귀, 쑥, 냉이, 민들레 등 먹을 수 있는 나물은 모두 캔다. 시장에서 사는 것이 쉽지만 어디 그런가.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맞으며 쑥을 뜯다 보면 은은한 향이 올라온다. 아이 코에 대 주며 향을 맡아보게도 하고 잎 하나 뜯어서 씹어보라고도 한다. 눈과 코와 입이 기억하는 봄을 알려주고 싶은 것이다.  

겨우내 앙구었던 기운을 담아 싹을 키워냈으니 각각 나물이 가진 것은 다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분이며 약이다.

‘나싱갱이’라고도 부르는 냉이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아 기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냉이가 많이 재배되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엔  다 이유가 있다.
 

옛 어른들이 봄이면 입맛을 돋우느라 씀바귀나물을 즐겨 먹었다. 쓴맛을 가진 민들레도 함께 채취해서 나물로 하면 좋다.
 

민들레는 염증 및 피부질환 개선, 간 기능을 좋게 한다. 유럽에선 뿌리를 고혈압 치료제로 쓴다. 냉한 사람은 많이 섭취하면 위장에 부담이 된다.

동의보감에 ‘무운들레’ ‘안즌방이’로 기록되었는데 후에 ‘밈들레’로 불리다가 민들레가 되었다. 꽃말이 행복, 감사하는 마음이다. 고추장을 넣고 들기름과 올리브유를 듬뿍 넣어 무쳤더니 맛이 좋다.
 

특별한 것을 더했다. 원추리다. 넘나물이라고도 부르는 원추리는 맛있는 산나물에 속한다. 뿌리는 결석을 다스리고 술독을 풀어주는 한약재로 쓴다.

어린 입은 나물로 먹으며 많이 자란 잎은 잘라 말려 차로 마신다. 꽃까지 먹는다. 꽃술을 빼내고 밥에 넣거나 김치를 담가 먹는다. 우선 나물로 먹으려 삶아서 두어 시간 우려내서 새콤달콤하게 무쳤다. 
 

햇살 좋은 공원에 앉아 봄나물로 비빔밥을 만들어 함께 먹는 재미를 어디에 비할까. 버드나무는 흔들흔들 등에 그림자를 만들고 아이들은 공을 차다 말고 밥을 입에 들인다.

봄날의 정겨운 시간이 매화꽃잎처럼 분분하게 날린다. 기운이 솟는다. 봄기운이 몸에 가득 들었나 보다.
 

김다원 리포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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