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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할 수 있을까?”

등록일 2022년08월1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현용 교수/순천향대천안병원 외과(장기이식센터) 교수

얼마 전 우리 병원의 장기이식센터로 전화가 왔다. 뇌사자 신장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인데 ‘돼지 신장을 이식받을 수 있냐’는 질문이었다. 만약 우리 병원이 어려우면 가능한 병원으로 연결시켜달라는 전화였다. 우리 병원의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는 환자들에게 처음 들어 본 질문이었으나, 때마침 옆에 있던 내가 대답을 해 줄 수 있었다.

나의 대답은 ‘아직은’이었다. 아직은 우리 병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어느 병원에서도 돼지의 장기를 살아 있는 사람에게 이식한 경험은 없다. 최근 미국에서 돼지 심장 및 신장을 사람에게 이식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아마도 센터에 문의했던 환자는 주변 사람으로부터 그 내용을 전해 들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멀고먼 이종이식

사람의 몸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제거한 형질전환 돼지를 이용하여 시행된 이종이식은 장기 생존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이식 시도는 분명 이종이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종이식은 아직 해결해야 될 과제는 많다. 특히나 메르스와 코로나19가 모두 동물에서 전염됐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동물장기의 인체이식이 새로운 인수공통 전염병의 발생을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크다. 또한 동물의 유전자를 일부 변형한다고 해서 완벽한 형질전환 장기일까 하는 기술적인 문제, 더불어 동물의 존엄성 문제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동물의 장기를 이용한 이종이식은 이제 새로운 발걸음을 디디고 있는 단계에 불과하다. 지금 당장 이식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머나먼 달나라 얘기일 수 있다. 하지만 부족한 기증으로 답답한 장기이식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음은 분명하며, 이어지는 연구로 계속 발전될 것이라 생각한다.

답답한 장기기증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장기이식 대기자는 3만8662명으로 4만명에 육박한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2만7701명에서 2018년 3만544명, 2019년 3만2990명, 2020년 3만5852명, 2021년 3만9261명 등으로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뇌사 장기기증자 현황은 인구 100만 명당 8.7명에 그치고 있다. 스페인(48.9명), 미국(36.9명), 영국(24.9명) 등에 비교하면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나마 기증해 줄 수 있는 가족이 있다면 생체이식이라도 시도해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하염없이 뇌사 장기기증자만을 애타게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기증문화 확산 절실

안타깝게도 여전히 기증받지 못해서 돌아가시는 환자들이 존재한다.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장기기증자를 어떻게 하면 늘릴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다. 서구의 나라들 정도만이라도 기증문화가 확산되었으면 한다. 우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부터 장기기증에 대한 희망등록을 고려해봄이 어떨까? 

장기기증 희망등록은

생명을 나누겠다는 아름다운 약속이다. 먼 훗날 세상을 떠나게 될 때에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약속의 의미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등록 방법은 재단법인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홈페이지(www.donor.or.kr)를 방문해서 본인 명의의 휴대폰 인증을 거치면 어렵지 않게 등록할 수 있다.

이현용 교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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