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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입자 방사선이 꿈의 암 치료기? … “만능 아니다”

등록일 2022년12월0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원용

최근 서울의 한 병원에서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16번째로 중입자 방사선치료기를 도입했다. 중입자 방사선치료기는 기계만 설치하는 수준이 아니다. 치료기를 위한 별도의 건물이 필요하고, 설치비용만 수천억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입자 방사선치료기는 기존의 X선을 이용한 방사선치료에 비해 암 부위에는 더 강한 타격을 줄 수 있고, 동시에 주변 정상 조직에는 방사선으로 인한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꿈의 암 치료기’라는 문구로 홍보되는 방사선치료기다.

강력한 파괴력, 그러나

이러한 차이가 생긴 이유는 기계가 발생시키는 방사선의 종류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방사선은 많은 종류가 있는데 크게 질량의 유무에 따라서 나눌 수 있다. 기존의 방사선치료는 X선, 즉 질량이 존재하지 않는 전자방사선을 이용하는데, 중입자치료기는 중(重)이라는 한자어에서도 나타내듯 질량이 있는 입자(particle)방사선을 이용하여 몸 안에서 암세포와 만났을 때 더 강력한 파괴효과를 나타내게 된다. 그러나 암을 진료하는 의사 입장에서 이러한 새로운 치료법이 나타났을 때, 치료법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염려되는 부분은 환자들의 과신과 잘못된 기대다. 

과도한 믿음 염려스러워

인터넷 포털 웹사이트 검색창에 ‘중입자치료’를 입력해 나오는 수많은 글을 보면 출처를 알 수 없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나 방사선치료와 전혀 무관한 의료인들의 홍보성 게시글이 넘쳐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근거 없는 근거‘를 기반으로 방사선치료의 적응증이 아닌 암 환자들이 ‘나는 중입자치료를 받겠다’며 막무가내로 치료중인 병원방문을 중단하거나, 전원을 고집하는 경우가 이어질까 염려스럽다. 

모든 것 대체하는 만능 암 치료기가 아니다

중입자치료 또한 방사선치료의 한 종류이다. 그래서 방사선치료의 적응증이 되는 암에서만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항암치료나 수술치료를 완전하게 대체할 수 있는 치료가 아니다. 물론 X선을 이용한 방사선치료로 시도하기 어려웠던 일부 암 치료에 도전해 볼 수는 있겠지만, 기존의 암 치료법 자체를 아예 무시하고 중입자로 모든 치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방사선치료 중에서도 중입자치료가 특별히 도움이 되는 암의 종류나 위치는 따로 있다. 

중입자치료가 도움 되는지 확인부터

우리가 경주용 자동차를 일반도로에서 이용하지 않는 것처럼 중입자치료가 모든 방사선치료에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방사선 저항성이 높은 암(신장세포암 등)이나 복부부위, 소아의 방사선치료와 같은 특별히 중입자치료가 도움이 되는 암의 종류나 연령대가 있기 때문에 환자가 독단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피해야 하고 의료진 진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빠른 치료가 중요한 암의 특성상 무작정 중입자치료기의 가동을 기다리기보다는 빠프게 암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기발견, 신속치료가 우선

2007년 국립암센터에 국내 첫 양성자치료기가 도입되었을 때에도 ‘꿈의 암 치료기’라는 수식어가 똑같이 사용되었다. 실제로 양성자치료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암의 완치에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양성자치료가 모든 암 치료를 대체하지는 못했다. 이번에 도입될 중입자치료기 또한 이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가 분명히 있겠지만, 모든 암이 중입자치료의 적응증이 되지 않을 것이며, 또 그럴 필요도 없을 것이다. 고가의 치료기와 새로운 기술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암을 가능한한 조기에 발견하고, 더 진행되기 전에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다.  

원용균 교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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