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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들육교 개통… 눈들건널목 120년만에 폐쇄 

천안 경부선 마지막 철길건널목 역사속으로  

등록일 2024년11월2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 눈들육교.


천안시가 11월27일 경부선 마지막 건널목인 ‘눈들건널목’을 폐쇄하고 ‘눈들육교’를 개통했다. 

1904년 개통한 눈들건널목은 경부선 하행선상 첫번째 건널목이자 경부선을 횡단하는 천안의 유일한 철길건널목이었으나 눈들육교 신설로 120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천안시는 국가철도공단과 협약을 맺고 ‘용곡~청수동간 도로개설 및 눈들건널목 입체화공사’ 중의 하나로 눈들육교를 설치했다. 눈들육교는 용곡1길에서 다가로를 연결하는 보행육교로 길이 102m, 폭 3.5m 규모로 조성됐다. 장애인과 노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에게 통행편의를 제공하고자 엘리베이터도 설치됐다.

또 시는 천안천을 횡단하는 용곡교를 철거하는 대신 편의쉼터로 조성해 천안천과 일봉산을 이용하는 주민들에게 편의시설과 쉼터를 제공할 예정이다.

강문수 건설도로과장은 “천안의 마지막 남은 철길건널목인 눈들건널목을 폐쇄하고 시민 교통편의 제공과 교통환경 개선을 위해 눈들육교를 개통하게 됐다”며 “눈들육교가 이용자의 안전확보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눈들철도건널목, 2017년의 풍경 
 

“딸랑 딸랑~”

“좀 더 뒤로 비키세요. 위험하니깐….”

2017년 6월의 용곡동 눈들철도건널목. 철도원은 부리나케 밖으로 나와 사람들을 통제한다. 차단기가 천천히 내려오고, 준비는 끝났다.

멀리서 기차가 천천히 다가오는가 싶더니 가까이 이르러서는 쏜살같이 지나간다. 차단기가 다시 올라가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그러나 차단기는 멈춰있다. 잠시 뒤 맞은편에서 또한대의 기차가 지나갔다. 그제서야 차단기는 올라가고 철도원은 안전하게 철길을 건널 수 있도록 사람과 차량을 지휘했다.
 

▲ 2017년 5월 말의 눈들건널목 풍경.


천안에서는 하나뿐인 경부선철도 용곡~청수동간 눈들건널목이 사라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천안은 철도원이 지키는 5곳의 철도건널목을 갖고 있었지만 2010년 풍세건널목까지 4개가 없어졌다. 이제 마지막 막은 눈들건널목도 ‘입체화사업’을 위해 본격 추진된다.

천안인구가 늘고 도심이 확장되면서 ‘철도건널목’은 점차 불편스런 존재가 돼버렸다. 간간이 사고라도 발생하면 사람들은 ‘당장 개선하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역사와 추억을 지켜내기보다는 좀 더 안전하고 빠르게 건널 수 있는 길을 필요로 했다. 그같은 환경변화에 따라 하나, 둘 철도건널목이 사라져갔다.

가장 최근에는 도심과 풍세·광덕을 이어주던 ‘풍세건널목’이 폐쇄됐다. 2010년 7월26일 청수지하도가 개통되면서 더이상 건널목을 건너지 않고도 통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풍세건널목은 지난 1968년 1종(유인)으로 변경돼 1979년 건널목 초소가 설치됐으나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사고로 전국에서도 ‘유명세(?)’를 탄 곳이다.

2001년 안전관리공단과 철도청이 전국 건널목 취약지역 100곳을 선정, 그중 5개소에 시범적으로 입간판을 설치했는데 매년 2건 정도의 사고가 발생하는 풍세건널목이 선정됐다. 2001년에도 풍세쪽에서 달려오던 자동차가 차단기를 밀치고 기차와 부딪쳐 사망한 바 있다. 

풍세건널목이 없어지면서 눈들건널목은 천안의 유일한 철도건널목으로 남게 됐으나 이마저도 8년만에 폐쇄될 전망이다. 

철도청에서 직접 운영해왔던 예전과 달리, 2008년쯤 첫 위탁용역을 통해 이곳 근무를 맡게 됐다는 철도원은 내년(2018년) 폐쇄될 때까지는 근무 10년을 채우게 될 모양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를 회상하며 “젊은 사람들은 철도레일에서 사진찍는 걸 좋아해, 아무리 말려도 듣질 않는다”며 “이제는 그런 것들도 한갓 추억일 뿐”이라고 말한다.

시대가 빨리 변화하며, 예전 것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동네극장도 이발소도, 작은 책방도 보기가 힘들어졌다. 하나쯤은 철도건널목이 남아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지만, 편리함과 효율성, 무엇보다 안전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이같은 바람은 손가락질 받기 십상이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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