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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사 나무는 서로가 닮고 닮고 닮았다 

등록일 2023년04월1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광덕사를 가면 ‘광덕 호두나무’를 보게 된다. 1998년 천연기념물 398호로 지정됐다. 

나무에 얽힌 사연이 있다. 1290년 고려 충렬왕 16년에 류청신이 원나라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호두나무 묘목과 열매를 가져와 어린나무는 광덕사에 심고 열매는 광덕 매당리 자신의 집 뜰 앞에 심었다는 것이다. 한때 전국의 70% 안팎의 호두를 공급했다고도 알려진 호두 시배지에 어울리는 이야기다. 
 

안타까운 건 1322년(충숙 9) 심왕옹립운동과 입성책동을 벌였다가 모두 실패하자 처벌이 두려워 고려에 돌아오지 못하고 1329년 원나라에서 죽었다. 원나라의 호두는 들여왔으나, 고려의 류청신은 돌아오지 못한 것이다. 원래 이름은 ‘비’. ‘청신’이라는 이름도 원나라 황제에게 받아 개명했다. 

그런 나무의 실제 나이는 400년쯤 보고 있다. 원나라에서 가져온 묘목이라면 700년이 넘어야 하나, 300년의 차이가 나는 건 현재의 광덕사 호두나무가 그 후대에 심겨진 호두나무라는 추정을 가능케 한다. 

호두는 한국에서는 정월 대보름날 귀신을 쫓는 부럼으로 썼으며, 로마인들은 결혼식에 호두를 던져서 많은 자손을 낳도록 기원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호두의 꽃말은 ‘지성’이다. 
 

호두나무는 지상에서 1미터쯤에서 두갈래로 갈라졌는데, 갈라져 20미터까지 커버린 나무가 닮은 꼴이다. 이른바 좌우대칭 ‘데칼코마니’다. 

그런데 광덕사 입구 천안시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와 그 옆나무가 또한 데칼코마니다. 
 

보호수 느티나무의 나이는 480년으로 400년 된 호두나무보다 훨씬 많다. 나이로 보면 할아버지와 손자뻘. 키는 느티나무가 22미터로 약간 더 크다. 

호두나무의 좌우가 닮고, 느티나무와 옆나무가 닮고, 호두나무와 느티나무 및 옆나무가 닮았으니 닮고, 닮고, 닮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상큼한’ 인연인 아닐 수 없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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