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맨위로

심대평 탈당 파문 ‘점입가경’…청와대 세종시 포기론까지

등록일 2009년09월0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충청권의 맹주임을 자처하며 자유선진당을 이끌던 이회창 총재와 심대평 전 대표의 엇갈린 행보에 지역정가의 손익계산이 분주하게 진행되고 있다.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의 탈당 파문이 점입가경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심 대표의 총리무산에 대한 책임을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심 전 대표는 이 총재를 몰아붙이고 있다. 심 전 대표의 탈당이후 주요 정치인들의 입장을 총정리했다. <편집자 말>  

이명박 “이회창 뜬금없이 ‘강소국 연방제’ 요구”
 

이명박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이 ‘심대평 총리 파문’과 관련해 그 내막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9월1일(화)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한나라당 여성의원 20명과 가진 오찬회동에서 “화합형 총리 기용의 일환으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에 ‘충청권 총리’를 추천해달라고 했는데 이 총재가 ‘강소국 연방제’를 약속해달라고 해 없던 일이 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찬에서 이 대통령은 “심대평 전 대표와는 통화한 적도 없다. 다만 이회창 총재에게 화합형 총리로 충청, 호남, 강원 출신의 총리를 물색 중인데 충청 출신 총리를 추천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각 언론이 이날 모임에 참석한 복수의 의원들의 말을 빌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또 “그런데 이 총재가 뜬금없이 ‘강소국 연방제'를 약속하라고 하더라, 그런데 이는 대통령의 권한이 아니라 국회가 논의해야할 일 아니냐”며 이 총재를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이런 이유로 (강소국 연방제 제안을) 거절했더니 이 총재가 총리 후보를 추천하지 못하겠다고 해 충청권 총리 추천은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브: 이회창, “청와대가 세종시 추진 거부해 ‘심대평 총리’ 무산”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이명박 대통령과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심 대평 전 대표의 탈당을 놓고 맞붙었다. 이 대통령이 1일 한나라당 여성의원들과의 점심식사 자리에서 심대평 총리지명 무산 사태 막후에 이 총재와 오간 비공개 협의 내용을 흘린 것이 발단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 총재가 ‘강소국 연방제 약속’이라는 무리한 요구를 해(심 전 대표의 총리 기용이) 결국 어그러졌다는 듯이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9월2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충청지역의 현안인 세종(특별)시 건설과 획기적인 지방 분권화를 위해 강소국 연방제 추진을 동의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청와대측이 모두 거부해 심 전 대표의 총리 기용에 동의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이 대통령의 말과 달리 세종특별시 추진 여부가 큰 걸림돌이었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이 총재는 “(두 사안 중) 세종시 문제가 사실은 반드시 약속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청와대 측이 원안대로의 추진이 어렵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그렇다면 (심 전 대표가 총리로 기용된다 해도) 결국 총리 한 사람 지명 받고 세종시 문제를 유야무야 했다거나 (총리직에) 팔아먹었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는 것”이라며 심 전 대표의 총리 지명에 결국 반대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 총재는 “청와대 측과의 이런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심 전 대표에게도 얘기를 해줬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또 비밀에 붙이기로 했던 협의 내용을 이 대통령이 먼저 흘렸다며 발끈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간담회를 시작하면서 “비공개를 약속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언급을 피해왔는데 대통령 자신이 먼저 언급하고 또 내가 총리 기용을 방해한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말을 했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심 전 대표에게 두 번에 걸쳐 ‘복당’ 요청을 하기도 했다.

심대평, “총리직 걸고 세종시 문제 해결했을 것”

자유선진당 심대평 전 대표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이회창 총재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심 전 대표는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총리로 기용되면) 총리직을 걸고 세종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 배수의 진을 치고 대통령과 협의해 주민들이 실망하지 않는 세종시를 만들겠다는 것이 바로 제 소신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리가 세종시 추진위원장이 되면 밖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무기력한 자유선진당보다 더 책임 있게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런데 무슨 조건을 걸고, ‘심대평이 총리가 되면 세종시는 물 건너 간다’는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총재가 ‘강소국연방제'와 ‘세종시 원안추진'의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에 대해 “참으로 속 좁은 생각"이라고 일축하고, “총리라는 자리가 무슨 조건을 내걸어서 하는 자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변명을 할 게 아니라 ‘제가 생각이 부족했다, 이 문제는 여기에서 접고, 당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왜 당 대표가 당을 떠나면서 환골탈태를 요구했는지를 돌아보겠다’고 하는 게 옳다”면서 “변명이 아니라 반성을 해야 한다”고 이 총재를 쏘아 붙였다.

심 전 대표는 또 ‘당 최고 지도부로서 탈당의 대의명분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왜 탈당해야 했는가를 창당 과정에서부터 모두 설명하면, 당을 너무 폄하하는 게 되어 그냥 ‘아집과 독선이 너무 심한 정당이어서 희망이 없다’고만 표현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충청권에서 조차 지지도 4%에 머물고 있으면서도 시대의 소명을 깨닫지 못하고, 변화하지 못하고, 자가당착에 빠져 있는 당을, 그러면서도 당 대표의 역할과 평가를 터무니없는 말로 폄하하는 당을 어떻게 계속 같이 할 수 있느냐"고 강조했다.

심 전 대표는 앞으로의 행보에 “어떻게 하면 충청인이 기대하던 정당으로 자유선진당이 바뀔 것인가 하는 기대감은 없고, 신당을 창당하느냐 마느냐, 추가 탈당이 있느냐 없느냐만 관심을 두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은 더 정리해서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공주시장-연기군수-계룡시장 등 동반탈당…선진당 충남도의원 “심대평 복당 설득할 것”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의 탈당선언에 이어 심 전 대표의 지역구인 공주시장과 연기군수를 비롯 계룡시장 등이 동반탈당을 선언했다.

이준원 공주시장과 김태룡 공주시의장을 비롯한 공주시의원 8명은 8월31일 오전 공주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다. 유한식 연기군수와 연기군의원 7명도 이날 오후 연기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선진당 탈당을 선언했다. 최홍묵 계룡시장도 1명의 시의원과 함께 이날 탈당계를 제출했다. 공주 출신의 전인석, 박공규 도의원도 이날 자유선진당을 탈당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탈당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특히 자유선진당 국회의원들은 “탈당의 명분이 없다”며 심 전 대표의 탈당에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또 심 전 대표의 탈당으로 국회 교섭단체가 깨질 위기에 처하자 심 전 대표의 복당 또는 무소속 이인제 의원 등 다른 의원들의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 자유선진당 소속 충남도의원 13명은 자유선진당을 탈당한 심대평 전 대표를 찾아 복당할 것을 설득하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심 대표, 총리 갔어야”…“막는다고 탈당하나"  [심대평 탈당 민심] 동정론과 비판론 맞서…지역정가 손익계산 분주 
 
심대평 전 대표의 전격적인 자유선진당 탈당 소식이 충청지역 정가를 연일 달구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를 1년도 채 남기지 않고 터져 나온 탈당 소식에 지역정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심 전 대표에 대한 동정의 눈빛과 탈당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함께 쏟아내고 있다.

대전 중구 문화동 서대전시민공원에서 만난 윤갑진(60)씨. 그는 심 전 대표가 총리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애석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윤씨는 “심 대표는 인물이여, 단연 총리감이지”라며 “지역발전을 위해서나 나라를 위해서나 이번에 갔어야 혀”라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가 독선이 너무 강해, 법관 출신이라서 그런지 너무 강하고 눈에 뵈는 게 없는 것 같다”면서 “그 동안 심 대표가 많이 참았다”고 심 대표를 거들었다.

그는 또 “이제 다른 사람들이 나와서 심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아마 다른 사람들도 이회창 밑에 그냥 계속해서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심 전 대표 중심의 새로운 정치세력이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 전 대표의 지역구인 공주에 사는 김아무개씨는 더욱 심 전 대표를 거들고 나섰다. 그는 “심 대표가 총리가 돼야 행정도시도 잘 되고, 지역도 발전하는데 이 총재가 괜히 고집을 부려서 이 모양을 만들어 놨다”며 “그만한 총리감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충남 당진에 사는 자유선진당의 한 당원도 “이회창 총재와 갈등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그런 정도인 줄은 미처 몰랐다”며 “진작 탈당했어야 했다”고 동조했다.
 
“속상한다고 탈당하나, 당 내에서 해결했어야”

반면, 심 전 대표의 탈당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주민도 상당수다.

최모씨(38·대전 유성)는 “심 대표가 속상하다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탈당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자기 속이 좀 상한다고 탈당하는, 그런 식으로 정치하려면 뭐 하러 정치한다고 나섰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심 대표가 총리로 간다고 해도 그것은 자신의 자리보전일 뿐이지, 지역 주민과 무슨 관계가 있냐”면서 “충청주민들의 지지를 받아 당을 만들고, 또 그만큼 정당을 키웠으면, 당 내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총재가 문제 있으면 총재를 내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대전 서구에 사는 강모씨도 “큰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 조금 서운한 일이 있다고 당을 나가버리면 되느냐”면서 “심 대표의 그릇이 그 정도밖에 안 된다면, 오히려 잘 된 일이다, 그런 그릇으로 무슨 큰 정치를 하겠느냐”고 강하게 비난했다.

충남 금산에 사는 최모씨(42)는 더욱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당 운영 방식에 공동책임이 있는 당 대표가 당 운영방식을 문제 삼는 것 자체가 코미디다, 결국 총리 안시켜준다고 발끈해 당을 뛰쳐나간 것밖에 더 되나.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하면서까지 자신이 만든 당(국민중심당)에 재를 뿌리고 나간 것은 옹졸해 보이기까지 한다.”

많은 시민들은 이번 사태가 그리 큰 관심을 끌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대전 대덕구 법동에 사는 정모(42)씨는 “사태는 무슨…그냥 해프닝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자유선진당이나 심대평 대표나 모두 지역 내에서 과대포장이 되어 있는 것 같다”며 “심 대표 한 명 탈당한 것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떠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전 오류동에서 상가를 하고 있는 송모씨도 “우린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다, 어차피 정치하는 사람들 거기서 거기고, 또 당도 수시로 옮겨다는 것 아니냐”면서 “심 대표가 탈당을 하든, 자유선진당에 남아 있든 우리 같은 서민들과는 별로 상관이 없다”고 고개를 내둘렀다. 
 
지방선거 앞 둔 각 정당, 손익계산 분주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주민들과는 달리, 지역정가는 내년 지방선거를 생각하며 벌써부터 손익 계산에 분주하다. 한나라당은 지역맹주를 자신하는 자유선진당의 분란이 내심 반가운 눈치이지만, ‘안타깝다'는 표현으로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지난 31일 대전을 방문한 안상수 원내대표는 “우리는 자유선진당과 정책 공조를 하기 원했는데, 결론은 선진당의 내분으로 가게 되어 매우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호기를 만난 것처럼 자유선진당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민주당충남도당은 31일 성명을 통해 “심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자유선진당은 ‘편협한 사고와 저급한 인식이 난무'하고,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총재의 입에 따라 행동'하며, ‘구태의연한 정치'로 ‘더 이상 희망이 없는 정당’"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31일 심 전 대표를 따라 이준원 공주시장과 유한식 연기군수, 최홍묵 계룡시장 및 기초의원 10여 명,공주 출신의 전인석, 박공규 도의원 등이 이날 자유선진당을 탈당했다. 이후 현재까지는 추가 탈당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자유선진당 국회의원들도 동조 탈당보다는 하나 같이 ‘원내교섭단체'를 갖추는 데 조력하겠다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자유선진당 한 현역 국회의원은 “추가 탈당할 이유가 없다, 심대평 정당을 또 하나 만든다? 안 먹힐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에 대해 충남 천안에서 자유선진당 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모씨는 보다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했다. “당초 심 대표 총리입각이 나올 때부터 당내에서는 부정적 여론이 더 많았어요. 현 정부가 행정중심복합도시 등 충청지역 현안에 아무런 추진 의지가 없는데 총리로 들어갈 경우 얻는 건 없고 꼴만 우습게 된다는 우려가 많았어요. 자칫 잘못하다가는 이명박 정부가 받아야 할 욕까지 다 뒤집어 쓸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총리입각 문제로 탈당했으니 당내에서도 ‘동의하기 어렵다’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 밖에요.”

이회창 총재의 지역구인 예산에 사는 유모씨(51)는 “심 전 대표의 얘기는 조건 없이 총리직을 수용해 대통령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대통합의 정치를 보여줘야 했다는 것인데 정부를 견제할 책임이 있는 야당 대표가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심 전 대표는 최근 지역 방송과의 생방송 토론회에서 신당 창당 등 이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 “아직 결정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지역이익을 대변하는 데 모든 힘을 기울여 지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와의 화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 총재와 함께 한 시간이 1년 8개월 정도 된다"며 “이 보다 더 오랜 시간을 지켜본 후 그런 경우가 생길지 모르겠다"는 말로 가능성을 일축했다. 심 전 대표는 자유선진당 탈당에 이어 ‘선진과창조모임'에서도 탈퇴했다.

일 년도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자 깃발을 들고 나선 이회창 총재와 심대평 전 대표. 이들의 행보에 지역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충언련/심규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라이프 우리동네 향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