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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성공률 희박하다”

(사)천안시정발전연구센터 제4회 정기포럼 통해 주장

등록일 2009년12월1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사)천안시정발전연구센터는 지난 8일(화) 공주대학교 천안공과대학 산학협력관에서 제4회 천안시정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총사업비가 7조원에 달하는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조성사업에 대해 ‘성공률이 극희 희박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동안 국제비즈니스파크 조성사업에 대한 반대의견이나 불만은 대부분 토지소유주들을 주축으로 이해관계가 얽힌 쪽에서 표출돼 왔으나, 이번 주장은 (사)천안시정발전연구센터에서 개최한 제4회 천안시정발전포럼을 통해 제기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또한, 토지매입 가격이나 과정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반적인 사업계획 자체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는 것도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와 비교할만한 국내·외 사례를 살펴보며, 성공요인과 실패요인을 분석하는 주제발표가 있었으며, 이후 각계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토론을 나누는 순서로 진행됐다.

건국대학교 심교언 교수, “사업 자체에 태생적 한계, 전략 선회 필요

지난 8일(화) 공주대학교 천안공과대학 산학협력관에서 제4회 천안시정발전포럼이 열렸다. (사)천안시정발전연구센터(이사장 구본영)이 개최한 이날 포럼은 ‘천안시 도시개발 성공을 위한 제언’이라는 주제로,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조성사업에 초점을 두고 진행됐다.

구본영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는 7조원이 투입되는 막대한 사업”이라며 “오늘 포럼을 통해 더 발전적인 방안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포럼은 발전적인 방안을 찾기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국제비즈니스파크 조성사업 기본계획이나 진행상황이 회의적이고, 사업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쪽으로 흘러갔다.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진단 및 개선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건국대학교 심교언 교수는 “국제비즈니스파크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글로벌 기업이 다수 위치한 업무지구로, 포춘(Fortune) 선정 500대 기업 등을 유치해야 활성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해외 사례를 통해 “글로벌 기업의 입지 고려사항은 생산자 서비스의 수직계열화 및 수평계열화를 통한 집적의 이익 달성, 규모의 경제·범위의 경제 달성, 그리고 삶의 질에 대한 깊은 관심”이라고 밝혔다. 즉, 글로벌 기업들은 비슷한 수준의 기업들이 모이는 성향을 띤다는 것이다.

심 교수는 이어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에 대해 ▷책임회피의 가능성이 있는 제3섹터 방식(민·관 공동출자 개발방식) ▷참여주체간의 역할분담계획 미비 ▷높은 금리로 인한 장기적 사업구도의 불안정성 등을 사업자체가 지닌 태생적 한계라고 지적하며 “천안시에서 국제비즈니스파크를 조성한다는 것은 성공확률이 극히 희박할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기업이 있는 복합도시 개발이 차선책으로 보이며, 실제는 업무복합도시로 시작해 장래에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는 전략 선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사업은 향후 천안시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현재 각종 사업들이 여건변화 및 주민반발로 인해 무산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는데, 이는 성공확률을 더욱 낮춰 결국 천안시의 피해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지가보다 세제 등 기타혜택에 민감한 특성에 맞춰, 외국인투자지구 등의 지정 및 기타 파격적인 인센티브 적용이 가능한 모든 수단을 합심해서 마련해야 하고 ▶지방에서 업무복합도시개발 성공을 위해 교육, 의료, 환경 등 삶의 질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에서는 여전히 ‘토지보상’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에는 공주대학교 윤명호 교수가 사회를 보는 가운데 천안아산경실련 김의영 정책위원장(백석문화대 교수), 천안시의회 서용석 의원,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비상대책위원회 이홍기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토론내용은 현재 추진단계인 토지보상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렸다.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쟁점이 돼왔던 부분이기도 하다.

김의영 정책위원장은 “국제비즈니스파크는 천안시민들의 삶에 보탬이 되도록 추진돼야 한다”며 이번 사업의 추진배경과 가치, 경기침제 및 세종시 문제로 인한 영향 등 8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중 3가지는 토지사용 동의율과 보상협의체 구성 등 토지보상에 관한 내용이었다. 포럼에는 사업주체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답변은 들을 수가 없었다.

이번 사업에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있는 이홍기 위원장이 주민들을 대표해 “시세의 절반밖에 안되는 가격을 통보받았다.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번 사업은 백지화하거나 보상협의체를 통한 합리적인 가격 제시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힌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

시의원이라는 입장에서 서용석 의원 역시 주민들의 이익을 대변했다. 서 의원은 “사업주체인 천안헤르메카개발㈜는 토지보상 자금도 없이 토지매입을 시도했다. 산업은행은 ‘건설사들이 약속한 보증을 거부해 금융업무가 중단됐다’고 헤르메카개발에 공문을 보냈지만, 1개월 뒤 마치 자금을 확보한 것처럼 허위발표를 하고 토지주들에게 동의서을 받아내려 했다”며 “건설사들은 자신들의 위험부담을 고스란히 토지주들에게 전가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헤르메카는 허위자료를 배포하고, 천안시는 맞장구를 친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현재 천안시에는 미분양아파트가 7700여 세대, 미착공 아파트가 1만여 세대에 이르고 있고, 인근에는 아산신도시가 조성 중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비즈니스파크 안에 주택용지가 35%를 차지하고 있다. 주변 여건을 고려해 봐도 이번 사업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방청객 의견 “정치적인 느낌 지울 수 없다”

(사)천안시정발전연구센터 구본영 이사장. 한편, 토론이 끝난 뒤 방청석에서는 이번 포럼에 대해 ‘정치적이다’라는 의견이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자신을 공주대 겸임교수라고 소개한 한 방청객은 “이번 포럼이 천안시를 위한 것인지,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정치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과연 사업 백지화가 천안시 발전의 지름길인가? 국제비즈니스파크의 최대 수혜자는 천안시민”이라며 “지역사회 각계에서 이번 사업의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용석 의원은 “사업의 취지는 공감한다. 하지만 추진과정에 계획성이 부족하고 지난 3년간 진행된 것이 없다. 또한, 앞서 지적했듯 주변의 여건변화 등 현실을 고려해 다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뿐, 정치적인 의도는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토론 중에 이홍기 위원장이 “두 번째 임기 중에 있는 현 시장이 3선에 성공한다고 해도 다음 임기 안에 이 사업은 비전이 없다”고 언급한 것은 정치적인 인상을 남길 소지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이번 포럼을 주최한 (사)천안시정발전연구센터 구본영 이사장이 내년 시장선거 후보로 점쳐지는 인물이라는 것도 오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조성사업이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될지 지켜볼 일이다.

우승윤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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