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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기가 뱃속에서부터 술에 취해 태어난다면?”

임산부 음주?…유산·조산·사산·발육지연·뇌출혈·기형·장애 등 치명적

등록일 2013년03월1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강윤단 교수(단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면서 여성 음주자의 수도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비추어 볼 때 이런 황당한 가정이 결코 우려만은 아닐 듯 싶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연간 음주여성 비율이 지난 1989년 32%에서 2007년 80%로 큰 폭으로 늘어난 가운데, 여성들이 음주에 대한 경각심이 많이 줄어든 경향으로 산모들 가운데에서도 음주 경험이 있는 비율이 미국과 비슷한 16%에 달하는 등 음주로 인한 여성과 태아의 건강에 대해 경각심을 놓칠 수 없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 술을 권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있다면 바로 임산부다. 구약성서에 “네가 잉태해 아들을 낳으리니 포도주와 독주를 마시지 말라”라는 대목이 있다. 와인 같은 약한 술도 태아에게는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옛 사람들은 경험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임신 중에 술을 마시면 어떤 위험성이 있나?

알코올 성분은 분자의 크기가 작아서 비교적 쉽게 태반을 통과한다. 임신 중 음주로 섭취하는 알코올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다양한데 유산이나 조산, 사산의 가능성이 있으며 자궁내 태아 발육지연의 위험성이 있다. 또한 태아 뇌출혈과 같은 치명적인 뇌 손상을 입힐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특징적인 얼굴 형태와 여러 기형을 동반할 수 있으며 행동, 인지 장애를 보일 수가 있는데 이런 문제들을 통상적으로 하나로 묶어 ‘태아 알코올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정신지체의 요인이 될 수 있는 태아 알코올 증후군의 유병률이 증가한다는 것인데, 미국의 경우 1979년에 10,000명 출생 당 1명 꼴에서 1995년의 통계에 따르면 10,000명 출생 당 6명 이상으로 발표되었다. 우리나라의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최근 들어 습관적인 음주 여성의 증가로 태아 알코올 증후군을 가진 신생아도 크게 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얼마만큼 마셔야 아기에게 해로운가?

사실 임신 중에 안전한 알코올의 섭취량은 최근까지도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나 하루에 80g(10units) 이상의 알코올 섭취는 태아 알코올 증후군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영국에서 보고에 의하면 임신 제1분기에 일주일에 3잔 이상의 술을 마실 경우 자연유산과 관련이 있으며, 일주일에 15units 이상의 술을 마시는 경우에는 태아 체중의 감소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또한 일주일에 15units 이하의 술을 마시는 경우에는 나쁜 결과를 보이지 않았다고 하여, 임신 중에 하루에 1unit 이상의 술을 마시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그리고 다른 여러 보고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술과 적정량에 대한 연구가 있었으나 현재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임신 중에 알코올 섭취는 완전히 금하는 것으로 권장되고 있다. 따라서 가끔 마시는 맥주나 와인은 물론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도 그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임산부의 경우 임신 전 기간 동안 음주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러한 알코올의 여러 위해성에도 불구하고 다행이라 할 수 있는 점은 피치 못하게 노출되어야 하는 다른 여러 위해요소와는 달리 알코올은 본인의 의지와 주변 사람들의 인식에 따라 충분히 피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태아의 장애 역시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산부에게 술을 권하는 것은 ‘술잔’이 아니라 ‘독약’을 권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사실, 반드시 기억하기 바란다.
<강윤단 교수(단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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