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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폭력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다"

[기고] 아산경찰서 온양지구대 순경 이상희

등록일 2018년02월2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아산서 이상희 순경

작년 7월 서울 신당동에서 20대 남성이 여자 친구를 무참히 폭행하는 사건이 있었다. 길 한복판에서 남성이 여성을 향해 무차별적인 주먹질을 했고, 쓰러진 여성에게 지속적으로 발길질을 가했다. 또 인근에 세워진 차량으로 도망가는 여성을 뒤따라가 생명을 위협한 것도 모자라 여성을 대피시켰던 주변 시민들까지 위협한 사건이다.

지구대에서 근무하다보면 ‘연인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신고를 드물지 않게 접한다. 폭행은 사람에 대한 것이든, 물건에 대한 것이든 모든 종류의 유형력 행사를 말한다. 이 단어가 이제는 남녀관계라는 데이트와 접합돼 사용된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우리 일상 속에서 물리적인 신체적 폭력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폭력 없이도 연인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두는 것 역시 데이트 폭력이다. 예를 들면 애인의 옷차림, 헤어스타일 등 모든 부분을 결정하고, 자신 외에 누구도 허락할 수 없는 인간관계 관리 등이 이에 속한다.

어떻게 보면 이런 것까지 데이트폭력일까 싶지만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사소하게 넘어갔던 것들이 모두 데이트 폭력이었던 것이다. 최근 서울시에서 20세 이상 60세 이하 여성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데이트폭력 피해실태 통계에 의하면 88.5%가 데이트폭력을 경험했다고 한다.

특히 신체적 폭력 부분에서 팔목이나 몸을 힘껏 움켜잡는 경우가 35%로 가장 많았다. 심하게 때리거나 목을 조르는 경우도 14.3%, 상대의 폭행으로 인해 병원치료 받은 경우도 13.9%나 된다. 칼이나 가위 등 흉기로 상해를 입힌 경우도 11.6%, 폭력의 정도가 심한 경우도 10%를 넘었다. 이 통계로 볼 때 데이트폭력은 결코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되며 더 심한 경우 살인 등 강력범죄로 나아갈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아산경찰서는 사회적 약자보호 3대 치안정책으로 ‘연인간 데이트폭력 사건 엄정 대응’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또 연인간 관계 불개입 등 소극적 태도를 견지하고 상황에 맞는 판단하에 형사입건 및 긴급조치 활성화로 신고자와 피해자 등에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인 초동조치로 2차 피해 예방에 중점을 둔다.

현장 경찰관은 먼저 폭력여부를 확인해 피해자 분리 및 안정에 중점을 두고 가해자에게 경고장을 배부하고 있다. 또 피해자의 위험성 및 여건 등을 고려해 주변순찰강화, 신변보호, 위치추적장치 대여, 등 맞춤형 신변보호를 실시하고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있을까. 사랑이라는 가면 뒤에 숨은 명백한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숨기지 않고 문제를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연인간 관계 형성 후 인격적 존중 및 태도에서 과도한 집착이 보일 때 ‘사랑이 아니야’라고 확실한 의사표현은 물론 경찰 112신고나 1366 여성긴급전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연인 간 관계는 한 사람의 소유물이 아닌 동등한 인격체이며 상대에 대한 희생과 배려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해 줄 때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싶다.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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