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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성 진통제, 과잉 의존하면 골병 든다”

등록일 2023년09월1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지재영 교수/순천향대병원 통증클리닉

# 교통사고로 다리골절 수술을 받은 A씨. 수술 후 지속되는 심한 통증에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 받았다. 초반에는 효과도 좋았고, 기분도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 먹었던 용량보다 더 늘려 복용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걱정스런 마음에 진통제를 중단하니, 이번에는 식은땀이 나고 구토가 생기는 등 여러 금단 증상 때문에 갖은 고생을 겪어야 했다. 

만성 통증은 난치성 질환

만성 통증으로 인해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한 환자들이 있다. 만성 통증이란 A씨와 같이 수술 후 겪는 급성 통증과는 달리 별다른 유해 자극 없이도 통증이 발생하고, 정도가 심해지면 일상 생활에도 큰 지장을 준다. 만성 통증은 그 자체가 하나의 질환으로 분류된다. 발병 원인으로는 외상을 비롯해 바이러스성 질환, 세균성 질환, 암 등 다양한 질환들이 있으며, 그 외 불안, 우울 등 정신적인 영향으로도 발병한다. 발병 원인이 많은 만큼 만성 통증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피해가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많아 의사들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난치성 질환 중 하나이다.

통증 완화에 효과 있지만

만성 통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경차단술, 진통제 등 여러 가지 치료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하지만 통증 정도가 심하면 결국엔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마약성 진통제는 중등도의 심한 통증에서 사용하는 약제이다. 모든 환자는 아니지만 다양한 원인의 통증 질환자에서 통증을 완화시켜주고, 삶의 질도 개선해주는 등 좋은 영향을 주는 약제다.

지나친 의존, 중독의 늪으로

마약성 진통제는 참을 수 없는 심한 통증의 일시적인 완화에는 효과가 좋다. 하지만 필자는 환자에게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할 때면 항상 고심한다. 처방 후에도 올바른 처방이었는지 다시 따져보곤 한다. 효과의 강도가 높은 만큼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진통 효과뿐만 아니라 행복감, 평온함을 주는 효과로 인해 환자는 마약성 진통제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고, 결국은 중독이라는 또다른 큰 병을 얻게 되는 경우도 많다. 복용 할수록 내성이 생겨 복용량이 많아지고, 과용량 복용 후 실신해 응급실에 실려오는 환자도 적지 않다. 또 약 효과가 떨어지면 불안, 우울증이 심해져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

일시 사용, 통증 줄면 끊어야

중독을 예방하려면 우선 진통제와 시술 등 의료적 행위가 만성 통증 관리의 보조적 수단이라고 사실을 새롭게 인식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일상에서의 식단관리, 유산소운동, 명상치료 등이 오히려 치료와 관리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을 말한다. 

마약성 진통제의 장기 복용이 만성 통증에 과연 도움이 되는 지에 대한 견해는 불분명하다. 반면 장기 복용에 따른 부작용과 폐해는 인터넷에서 조차 쉽게 찾아 볼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다. 따라서 마약성 진통제는 통증이 심할 때만 응급으로 먹는 약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일시적으로만 복용하고, 통증이 완화되면 과감히 추가 복용을 피해야 한다. 그것이 만성 통증의 예방과 관리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

이정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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