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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산 자락에 볕이라도 드는지.. "운초, 잘 계시는지요"

천안문협 주관, 단장된 운초묘에서 품격있는 추모제

등록일 2022년05월0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운초 김부용 추모문학제가 4월30일 광덕산 운초 묘에서 열렸다. 천안 문인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다.

낡은 안내판을 새로 만들고 오르는 길도 넓혔다. 무너진 둘레석을 튼튼하게 하고 상석도 마련했다.

주변을 잘 정리한 후 지낸 추모제는 음악과 문학이 어우러져 품격이 있었다. 
 

▲ 박상돈 시장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운초의 추모문학제에 천안시장이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박상돈 시장님은 훌륭한 조선의 여류시인 운초의 문학정신을 더 많은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하셨다.
 

▲ 김이양 대감 문중분들이 묵념도 하며 함께 한 자리.


운초의 남편 김이양 대감의 문중회장과 임원이 참석한 것도 처음이다.

헌화를 마친 김조한 회장은 운초를 추모해 온 문인들에게 감사하면서 앞으로 계속 참여하겠다고 했다. 또 운초를 알아보고 문학인으로 활동할 수 있게 길을 열었을 뿐 아니라 운초를 아내로, 또 시우詩友로 대했던 김이양 대감의 묘소가 운초 묘와 거리는 가까우나 지형이 험해 두 분을 자세히 알고자 하는 이들이 접근하기가 어려운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운초 추모제엔 음악도 있고 시 낭송도 있고 문학강의도 있다. 헌시로 안수환의 ‘향합을 열고’를 신군자 시인이 낭송한 후 정인숙 회장이 헌화를 드렸다.

플롯과 기타가 함께 드라마 ‘이산’의 주제곡을 연주하니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었다. 제사에 술이 빠지면 되나. 초헌, 아헌, 종헌으로 술을 올렸다. 
 

▲ 새롭게 단장된 안내판.


추모 제례 후 문학강의가 이어졌다.

윤성희 문학평론가는 ‘운초의 생애와 문학’, 김다원 시인은 ‘운초 추모제의 어제와 오늘’이란 주제로 이야기했다. 처음 추모제에 참석한 이들도 운초의 활동을 알 수 있도록 안내한 강의였다.   

시인들이 낭송하면 시의 맛이 더 사나 보다. 박상분, 유인순, 박인태 시인의 낭송은 운초가 환생해서 시를 읊는 듯 감성이 뚝뚝 떨어졌다.

대감을 생각하며 쓴 애틋한 시, 또 낭군을 간절하게 기다리며 쓴 시 등이다. 운초는 자기의 시가 초록으로 덮인 산을 돌아 추모하는 이들의 마음을 적시는 것을 알고 있을까. 
 

음복 후엔 묘소 뒤에 병풍처럼 두른 시화를 보며 감상에 젖었다.

주변의 꽃과 나무를 둘러보며 산에서 내려와 교류와 소통을 위한 오찬을 즐겼다. 광덕산에서 채취한 나물과 갖가지 버섯이 들어간 찌개다. 서울서 온 종친들이 이렇게 다양한 버섯을 많이 먹기는 처음이라며 맛있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오찬을 마친 후엔 추모제의 평을 하고 다음 해에 할 일을 논했다. 

안내판의 디자인과 문구를 시작으로 추모제를 준비하느라 애를 쓴 회장님과 임원은 물론이고 제물을 준비하고 강의자료와 낭송을 준비한 회원들, 무거운 용품을 땀 흘리며 나른 분들, 그리고 함께 추모제에 참여하자 권하여 뜻있는 추모제가 열리도록 한 회원들까지 모두 최선을 다한 행사였다는 평이었다. 

운초의 시를 깊이 아는 사람들은 ‘운초의 시 세계는 참 깊고 넓다. 자연을 노래한 것부터 내면의 흔들림까지 율을 잘 살려 쓴 수작이 많다’는 평을 듣는다. 그런 운초가 우리 지역에 잠들어 있으니 우리지역의 자랑이다. 조선 3대 시기詩妓 중 한 분 아닌가. 그리고 천안은 전국 어디서 오든 쉽게 올 수 있는 ‘천안삼거리’를 가진 교통의 요지 아닌가. 

운초가 잠들어있는 광덕산을 뒤로하고 차에 올랐다. 5월을 앞둔 산이 아름다워서인가 아니면 운초의 묘를 떠나는 것이 아쉬워서인가 운초의 ‘봄 길을 걸으며’란 시가 절로 나왔다.

꽃은 산 뜻대로 기뻐했고
새는 숲 넋처럼 노래하네

 

김다원 리포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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