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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결한 거리… 그곳 주민들은 어떤 마음일까

해당주민, 위탁업체, 시행정 3박자의 무능·무관심이 만들어낸 불편

등록일 2021년06월1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엊그제였나 보다. 지인과 점심을 먹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그가 역류성 식도염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위산이 역류하는 이 병은 과식을 하거나 흡연·음주 등에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공무원이었던 그는 예전 회식문화가 원인이라 했다. 마시기 싫어도 억지로 분위기를 맞춰야 했던 음주회식문화의 폐해라 했다. 술도 못하는 사람이 마시게 되니 자꾸 토하게 되더란 말이다.
 

거리쓰레기들을 볼 때면 무언가 안쓰럽기까지 하다. 사람으로 치면 ‘역류성 식도염’이 아닐까 싶다.

쓰레기가 처리되는 주기보다 더 많은 양이 쏟아져 나오니 넘치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항상 넘치는 것이 아니라도 때때로 넘쳐흘러 지저분하게 놓여있는 것을 보는 것은 그리 즐겁지 못하다.

만약 거리미관을 생각하는 행정이라면 두가지를 고려해볼 수 있다.

하나는 처리 주기를 조정하는 것이다. 맥주를 따르다 넘치게 되면 잔을 들고 있는 사람은 재빨리 입을 갖다 대어 넘치지 않도록 마시게 된다. 그게 상식이다. 세심하게 측정한다면 언제 넘치는지, 넘치는 상황을 파악하고 수거시간을 조율하면 된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은 어려운 문제일 수도 있다. 일부 넘쳐나는 곳만 수거차량이 신속히 처리할 정도로 근무환경이 여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시행정이든 위탁업체든 문제는 있다. 시행정이 돈을 적게 지급해서일 수도 있고, 위탁업체가 수익을 위해 눈감고 있을 수도 있다. 두곳 모두 열심을 내었는데도 ‘효율성’의 문제로 유연한 처리가 안되는 경우도 있겠다. 결과적으로는 ‘문제’가 맞다.

또다른 방식은 쓰레기가 넘치지 않도록 담는 용량을 확대하는 일이다. 아무리 쓰레기가 쌓여도 그걸 담아내는 통이 크다면 절대 넘칠 수가 없다.

이렇듯 간단한 일인데 못하는 이유는 무얼까. 문제는 쓰레기 설치장소가 대부분 허허벌판 같은 곳이 아닌 복잡한 도로변이라는데 있다.

쓰레기통이 늘어날수록 주변은 복잡해져서 불편을 끼칠 수 있다. 물론 어차피 쓰레기가 넘쳐나는 상황을 고려하면 쓰레기통 용량을 넓히는 게 나은 방법일 수 있다.
 

두가지 해결방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이같은 문제는 ‘관심’의 문제고 ‘참여’의 문제다.

우리사회는 ‘주민자치’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시행정이 대주택의 집사 역할을 맡고 있지만, 주민참여를 통한 자치활동을 병행한다.

어느 지역에 쓰레기문제가 있다면 자체적인 해결노력이 있어야 한다. 남 일처럼 생각없이 갖다 버리면 문제가 생기는 법이다. 자체주민, 위탁업체, 시행정 3박자가 한 뜻으로 ‘남 일’로 여기니 화를 스스로 불러일으키는 꼴이 된다.

그 모습이 좋다면 미관을 해치고 악취로 불편해도 참을 일이다.

 

▲ 후기/

여러날이 지났다. 늦여름일 수도 있고, 초가을일 수도 있다.

우연히 지난번 불결해보인 쓰레기집하장을 지나다 깨끗이 정리된 모습을 보게 됐다. 같은 장소가 너무 다른 모습으로 관리되고 있어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이렇게나 변할 수 있었구나.' 그래, 이곳 주민이나 행정기관도 고민이었을 것이다. 누군들 지저분한 거리를 오가는 것이 즐거울까.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2022년 3월.. 서북구 봉서산1길에 위치한 이곳 쓰레기집하장은 여전히 깨끗해진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관리운영에 신경써서인가 주민의식의 제고인가 궁금해진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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