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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행정, 조금만 적극적이 되어주렴 

등록일 2023년12월12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 신방동의 사망사고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왕복2차로의 도로를 무단횡단하려다 사망한 소식이 들려왔다. 그곳은 천안 동남구청에 제보를 했던 곳이기도 했다. 도로변 마트를 이용하는 차량들이 한쪽방향으로만 진출입을 할 수 있다보니 중앙분리대(플라스틱 방지봉)를 일부러 망가뜨리면서 욕심껏 양방향 이용을 하는 곳이다. 

문제는 차량이 방지봉을 부러뜨리는 건 쉬운데, 이를 보수하는 행정은 두세달이 걸리는 등 무척 느리다는 거다. 수박서리하듯 몰래 방지봉을 없애는 걸 반복하는데도 시행정은 느긋하게 보수하는 관행이 되풀이되는 현실. 

그래서 제보를 했다. 과태료가 아닌 과징금이 있듯이, 일부러 망가뜨리는 경우에는 시행정도 강하게, 근본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걸 강조했다. 전체를 바꾸는게 예산효율성이 없다면 부러뜨리는 곳 주변만이라도 휀스형 중앙분리대를 설치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다. 행정이 얕잡아보여서야 되겠는가. 게다가 방지봉을 부러뜨리고 불법 진출입하는 차량들로 보행자나 지나는 차량들의 사고위험이 발생하잖는가. 

담당자는 머뭇거릴 뿐, 이렇다할 대답을 주지 않았다. 일단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에고, 참 행정이 답답하다. 설치한 기능은 무시돼 위험은 도사리고, 예산은 낭비되고 행정의 위엄은 사라진 그 곳. 시민들의 눈은 고울 수가 없다. 

그러다가 우려했던 불행이 찾아들었다. 중앙분리선이 울타리식 방지봉으로 설치됐다면 무단횡단할 생각도 안했을 테니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다만 확률적인 위험을 다소 줄이기 위해 효율적인 예산을 쓰는 행정방식을 비춰볼 때 이곳은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크게 묻어난다. 아마 담당자에 따라 대처방식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적극적이냐 소극적이냐는 담당자의 일에 대한 열정과 능력, 애민의 마음이 얼마나 있느냐에 달렸다. 

사고 후 울타리식 방지봉 설치가 한창이다. 그곳을 지나면서 작업과정을 바라보니 씁쓸함이 우선 앞선다. ‘진인사대천명’이라 했다. “사고라도 난 후에나 고칠 테냐” 하고 따끔하게 소리쳤다면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버스 떠난 뒤 손 흔든다’는 격언(속담)들을 생각나게 한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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